"지금이 파생상품 투자 적기"

입력 2009-03-02 10:55 수정 2009-03-0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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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메리츠증권 파생상품 운용본부장

#전문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요즘 환경이 선물ㆍ옵션과 같은 파생상품 투자의 적기다" "시장의 특징을 먼저 이해하고 나름의 투자 원칙만 지켜나간다면 주식투자보다도 안전할 수 있다". 윤종원 메리츠증권 파생상품 운용본부장(상무)은 흔히 '제로섬 게임'으로 불리는 선물옵션 파생상품 시장에 최근 금융시장 불안 우려가 재차 높아진 요즘이 투자에 적극 나설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본문

개인투자자들이 흔히 레버리지 효과만 믿고 선물ㆍ옵션과 같은 파생상품 시장에 뛰어들 경우 자칫 '먹잇감'이 되기 쉽상인 이 시장에서 윤종원 파생상품 운용본부장의 견해는 다소 의아하게 들렸다.

그러나 윤종원 상무는 "먼저 투자 원금 대비 지나친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욕심부터 버렸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며 "선물ㆍ옵션 상품의 특성과 파생상품 시장을 보는 눈을 키웠다고 판단될 경우 과거보다 수익을 낼 기회가 많아진 올해 투자에 나서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부터 증시 침체기였던 작년까지 선물ㆍ옵션 투자를 통해 해마다 플러스 수익을 달성했던 윤종원 상무는 제도권 파생상품 분야의 1세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윤 상무는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옛 서울증권에서 소매영업, 기업금융 및 인수공모 업무를 경험한 뒤 1998년부터 상품운용팀에서 딜러로 활약하며 처음으로 선물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미래에셋증권을 거쳐 현 메리츠증권으로 옮겨온 뒤 윤 상무가 이끄는 파생상품팀은 지난 6년간 연평균 19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다. 여타 증권사들이 작년 파생상품에서 크게 재미를 못 본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시중 증권사들이 지난해 말과 올초 주식보다 채권 운용 부문에서 비교적 선전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메리츠증권의 경우 채권과 더불어 파생상품 운용 본부로부터 발생한 수익도 매출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업계는 10년 이상 제도권 파생상품 분야에서 전문성을 길러왔고 이 기간 동안 연간 기준으로 단 한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지 않았던 경험과 딜러 출신으로는 증권업계 최초로 시중 증권사내 파생운용 본부를 진두지휘하는 담당자로 올라섰다는 자부심이 이러한 적극적인 선물옵션 투자를 강조하게 된 배경이 됐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윤종원 메리츠증권 파생상품 운용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파생상품 측면에서 변동성이 높은 현 장세가 오히려 기회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의 접근 및 운용 전략은 어떤지 궁금하다.

-주식시장 참가자라면 한번쯤 국내 선물ㆍ옵션 시장이 세계 상위권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옵션시장의 경우 전 세계 1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증시 변동성까지 고려한다면 사실상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본격화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높아졌다. 선물ㆍ옵션 시장 특성에 비춰볼 때 기초자산과 만기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수익률은 변하지만 변동성은 그 폭을 확대시킨다는 점에서 현 시점은 기회라고 본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의 변동성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인 데다 시장 참가자들이 많아 수익을 내기 어려웠지만 변동성이 커진 최근에는 기회가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참가자들이 방향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최근 주식시장의 하락 압력이 높아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선물ㆍ옵션 투자자들에게 있어 변동성이 높은 현 상황이 투자 적기임에 분명하다.

물론, 변동 폭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비례하는 시장 특성에 비춰볼 때 위험 관리는 필수적이다.

선물옵션 시장은 100번의 투자에서 99번의 이익을 계속 냈다 하더라도 마지막 한 번의 손실로 그동안의 이익을 날릴 수 있는 시장이다. 따라서 목표수익률을 설정해 이를 지키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게 현 시점의 전략이다.

수익률 목표는 높을수록 좋겠지만 홈런을 날리기보다 방망이를 짧게 잡아 꾸준하게 안타를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꾸준한 수익을 달성하자는 것이 일차적인 운용 전략이고 변동성이 높은 시장 상황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 두 번째 전략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파생상품 분야에서 큰 두각을 보이지 못한 사이 메리츠증권은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이처럼 메리츠증권내 파생상품 운용본부를 돋보이게 만든 특별한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

- 특별한 비결이라는 게 없다. 시장내 선물ㆍ옵션과 같은 파생상품 투자자들이 늘 그렇듯이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고 투자자금과 거래 규모에 대한 나름의 원칙과 룰을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한다.

일단 나 조차 딜러 출신인지라 팀원들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자율은 보장하되 최대한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특정 의견의 지나친 쏠림 현상은 경계한다.

파생상품 시장의 특성상 사람보다 시장을 상대하는 만큼, 딜러 나름의 관점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도 시장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방법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평소보다 다소 과도한 수익을 냈다거나 반대로 손실을 입었을 경우 해당 딜러를 쉬게 하기도 한다. 잠시 시장에서 벗어나 본인의 흔들렸던 원칙을 되새기는 효과와 함께 '위험 관리'라는 명제를 떠올리게 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팀원들이 언제나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경쟁심을 유발한다. 파생상품 투자자들이 일반 투자자들에 비해 리스크에 대한 접근과 사고방식이 유연한 것처럼 때로는 승부사 기질도 다분히 필요하다고 본다.

파생시장의 특성상 많이 얻거나 반대로 잃을 수도 있지만 리스크 관리를 통한 꾸준한 수익이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는 법이라는 것을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통해 얻게 됐다. 이 원칙만 지키면 수익은 절로 따라온다고 확신한다.

#page

▲선물ㆍ옵션 투자로 대표되는 파생상품 투자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은 상당히 높은 편이나 위험하고 대체로 어렵다는 평가가 여전한 게 사실이다. 이같은 시각에 대해 한 마디 부탁한다.

-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파생상품 등의 선물투자와 주식투자를 섣불리 병행하기에는 시장의 급등락과 돌발변수 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한계성이 있기 때문에 리스크 노출이 기관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물ㆍ옵션 투자가 위험하다는 것은 적은 증거금만 내고 신용으로 투자하는 사람에 국한된 잘못된 편견이라고 확실히 말해두고 싶다. 도박판에서 적은 판 돈으로 게임에 나설 경우 모두 잃기 쉽상인 것과 같은 이치다.

상품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의 경우, 현물과 선물 시장의 리스크를 상쇄하는 헤지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벌어들였고 이는 시장을 바라보는 거시적인 안목과 판단력 그리고 막대한 자금운용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투자에 성공한 사례는 매우 특별한 경우일 뿐만 뿐더러 시세의 변동을 의연하게 넘길 만한 심리적인 여유와 자금, 그리고 시간이 있는 투자자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제도권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따라서 개인은 매매의 기술을 익히려는 것보다 파생상품이 갖는 기본적인 특징을 먼저 파악한 뒤 관리 능력을 키우는 것이 선물옵션 투자에서 이익을 올릴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된다.

▲투자의 대가인 워렌 버핏은 지난해 "신용부도스와프(CDS)와 같은 파생상품은 금융계를 무너뜨리는 대량 살상 무기"라고 평가, 파생상품이 현재의 금융위기를 불러온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개인적 견해는?

-물론,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파생상품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용위기를 키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돼 신용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시선이 따갑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데 일조한 CDS로 대변되는 신용 파생상품은 기초자산의 부실과 관리의 소홀로 인해 발생한 문제로 접근해야지, 신용 파생상품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이러한 논리로 접근한다면 자통법을 계기로 출시될 수 많은 신용 구조화 관련 파생상품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장에서 파생상품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같은 해석의 오류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 문제가 됐던 파생상품의 경우 모두 장외 파생상품으로 금융 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것과 달리 국내의 경우 파생상품은 대부분 장내 상품이라는 차이가 있다.

무조건적인 규제보다 자통법을 계기로 기존 장내 파생상품의 거래 활성화 및 주가연계증권(ELS)와 같은 통제 권역 밖에 있는 금융상품의 장내화 유도, 증권업계는 다양한 기초자산을 활용한 상품 출시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야 파생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

▲2009년 주식시장 역시 동유럽발 디폴트 우려와 원ㆍ달러 환율 고공 행진, 미 상업은행 국유화 논란 등으로 지난해 못지 않게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되는데 올 한해 파생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이라고 보는지.

- 먼저 지난 2월 시행된 자본시장법이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 자통법에서는 네거티브시스템을 규정하고 있어 다양한 종류의 파생상품이 쏟아져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코스피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 선물옵션 상품을 넘어 시장의 관심과 제도의 뒷받침 속에 파생시장 규모가 커지게 되면 투자자와 금융사 모두에게 기회 요인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작년 리만브라더스 파산으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를 맞았던 국내 파생상품 시장의 규모와 거래가 상당히 위축됐던 것과 달리 자통법을 계기로 다양한 신용 구조화 파생상품이 출시, 이미 몇몇 시중 증권사에서 관련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올 연말까지 환율 변동성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달러선물 거래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 관련 구조화상품 출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24시간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해 코스피200선물을 거래하는 글로벌 야간 시장을 개설한 것도 기회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오는 4월 서울에 통신 허브가 설치돼 코스피200선물 글로벌 시장의 시세 정보 전달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파생상품 투자자들의 시장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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