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시간이 약(藥)이다

입력 2009-02-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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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코스피시장이 불안정한 외환시장의 흐름과 더불어 외국인 선물매매에 휘둘리다 소폭 하락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5일)는 우크라이나의 신용등급 강등과 스트레스 테스트 이슈로 금융불안감이 시장에 잔류하는 가운데, 1월 기존주택판매가 12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예상밖의 발표에 주요지수가 1% 내외의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美 증시의 하락에도 불구 전일 고점대비 크게 밀리며 마감된데 따른 반작용으로 10포인트 가량 상승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모처럼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전장 한때 110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투신권이 매물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약세로 반전, 전일대비 12.29포인트(1.15%) 내린 1,054.79에 장을 마쳤다.

지수가 밀리자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로 돌아서며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고, 기아차의 BW 발행설과 필립스의 LGD 지분매각설 등 기업악재들도 장 분위기를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외국인이 996억원 순매도로 13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고, 선물시장에서는 9거래일만에 326계약 매수우위로 돌아섰습니다.

기관은 프로그램 순매수에도 불구 투신(-920억원)을 중심으로 439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매도에 치중했습니다. 반면 개인은 이날도 114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9일째 저가매수에 주력했습니다.

외국인의 선물매수 전환에 힘입어 프로그램 매매는 9거래일만에 474억원 매수우위(차익거래 +577억원)로 반전했습니다.

오전까지만해도 오름세를 타던 아시아증시들이 오후들어 대부분 밀리는 흐름이었습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장 막판 금융주들을 중심으로 3.87% 급락한 것을 비롯해 코스피와 닛케이지수(-0.04%), 항셍지수(-0.85%)가 내렸고, 가권지수(0.55%)와 싱가포르지수(0.04%)도 보합권으로 후퇴했습니다.

원/달러 환율 11년래 최고치 경신

외환 당국의 외화유동성 확충 대책 발표에도 불구 이날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11년래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외환당국은 이날 외국인 채권 투자에 따른 이자소득세 면제 방침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신용경색 상황에서 과연 효과를 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반응이 우세했습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50원 오른 1517.5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장중 최고치(1525.00원)가 뚫리지는 않았지만 종가기준으로는 이미 최고치 기록이 경신된 상태입니다.

1500원대를 어슬렁거리며 오랜기간 머물게 될수록 환율의 고삐가 풀릴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예기치 못한 순간 위쪽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긴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투신 매도 대형株↓ 헬스케어株↑

보험(0.41%)과 의약품(0.10%)을 제외한 전업종이 내린 가운데, 의료정밀(-4.44%)과 유통(-2.07%), 철강금속(-1.96%), 음식료품(-1.94%), 건설(-1.93%), 기계(-1.90%) 업종의 낙폭이 컸습니다.

전일 지수 버팀목 역할을 해준 삼성전자(-0.21%)와 LG전자(-1.62%)가 소폭 하락했고 하이닉스(-1.30%), 삼성전기(-2.92%), 삼성SDI(-4.49%) 등 대형 IT주들이 대부분 하락했습니다. 특히 대주주 필립스의 지분매각설이 나돈 LG디스플레이는 8.22%나 급락했습니다.

경기방어주 성격의 강원랜드(1.77%), NHN(1.47%), KT(0.79%), LG텔레콤(2.11%), LG생활건강(4.29%) 등이 선방했고, 동양제철화학은 소디프신소재와의 경영권 분쟁이 타결되면서 3.32% 올랐습니다.

반면 POSCO(-2.19%)와 한국전력(-1.23%), 현대중공업(-1.39%), SK텔레콤(-1.54%) 등 주요 시총상위주들이 내린 가운데, 4천억원 규모의 BW 발행 검토 소식이 전해진 기아차가 고질적인 재무리스크 부각과 함께 9.32% 급락했고, 두산(-6.31%)과 두산중공업(-4.61%), 현대상선(-4.28%), 한국가스공사(-3.93%), 기업은행(-3.55%), 대우건설(-2.78%) 등의 시총상위주들이 하락하며 지수를 압박했습니다.

코스닥시장은 전일에 이어 투신권(-304억원)이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면서 매도세가 집중된 시총상위주들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흐름이었습니다.

셀트리온(-5.62%)과 평산(-10.34%), 현진소재(-9.00%), 태광(-5.98%), 포휴먼(-6.02%), 주성엔지니어링(-5.43%), 인터파크(-11.90%) 등이 지수를 끌어내린 가운데, 서울반도체(9.36%)와 메가스터디(8.81%), 태웅(2.39%) 등이 강세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대규모 헬스케어 시스템 관련 예산을 요청한다는 소식에 비트컴퓨터, 인성정보, 유비케어(이상 상한가), 코오롱아이넷(10.17%) 등의 헬스케어주들이 오랜만에 동반 급등했습니다.

미디어 관련 법안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에 상정된 것과 관련해 디지틀조선(상한가), YTN(4.94%) 등이 급등했고,장중 12% 이상 올랐던 iMBC는 차익매물이 출회되며 출렁인 끝에 2.14%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수급 불균형 지속..시간이 약

금융 불안감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 1515원을 뚫고 올라갈만큼 금융 불안감은 현재 시장을 강하게 지배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비롯한 정책 지원 검토에 아무리 분주할지라도 금융 불확실성은 쉽사리 걷히지 않고 있음을 입증하는 대목입니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은 동유럽발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가장 현장감 있게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오를만큼 올랐으니 빠질 것이다"라는 식의 편리한 생각을 접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채 시장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프로그램 매도차익잔고가 최대치에 달하고 매수차익잔고는 거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빚을내 매도한 프로그램 매도차익잔고의 청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연일 누적 순매도 규모를 늘리던 외국인이 선물을 장중 3천계약 가량 순매수하자 그간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프로그램 매수가 시장을 받쳐주고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는 선순환 수급구도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분위기입니다.

약해질대로 약해진 체력에 미약하나마 우군이 생길 기미가 보인다는 점에서는 프로그램 수급의 변화가 반갑습니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는 언제든 베이시스 변화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증시의 방향성 요인이 아닌 변동성 요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날 프로그램 순매수 전환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시장 안전판 역할을 져버린 기관의 몸사리기 플레이는 오늘도 지속됐습니다.

프로그램 매수에도 불구 기관은 이날 순매도로 마감했습니다. 기계적인 매수와는 별개로 기관이 매도에 치중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아예 노골적인 매도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는 이상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각국 정부들이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다고해도 경기침체의 터널을 벗어나기까지는 어차피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정책 효과 여하에 따라 경기회복의 시기가 결정될 뿐이라고 버냉키 의장을 비롯한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연일 발표되고 있는 정부정책들의 효과가 검증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그렇다면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뉴욕증시(S&P500)의 경우 지난해 저점 부근에서의 기술적 반등 시도가 간헐적으로 이어지겠지만 산재한 불확실성들과 모멘텀 부재로 인해 드라마틱한 장세 반전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탄력적으로 오르기 어렵다면 어설픈 반등으로 에너지를 소비하기보다 바닥을 다지면서 증시가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길게보면 바닥을 토닥토닥 다지는 과정 중에 한 부분입니다.

성급하게 조바심을 가지고 비추세적인 시장에서 위험한 승부를 걸 것이 아니라 '시간이 약'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시황과 솔깃한 정부정책들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긴 안목으로 우직하게 우량주들을 모아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단 우량주를 매수하더라도 연중 최저치 부근을 맴도는 종목들보다는 최근까지 비교적 탄탄한 추세를 구축하며 올랐던 우량주들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입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02-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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