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체감유가 100달러, 경제 에너지쇼크 우려 증폭

입력 2022-02-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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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면서 물가상승 압력과 경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 경제의 에너지 쇼크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진다. 산유국들이 추가 증산에 나서지 않기로 한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정세 불안,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이 겹쳐 유가 상승세가 앞으로 더 지속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과 러시아 등이 포함된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는 2일(현지시간) 생산회의에서 하루 평균 40만 배럴을 증산하는 기존 합의를 3월에도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인도 등 주요 원유소비국들의 추가증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의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3월물 가격이 전거래일 대비 0.07% 오른 배럴당 88.26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브렌트유도 0.35% 상승한 89.47달러에 마감됐다. 한국의 도입 비중이 높은 두바이유 현물도 최근 거래일인 1월31일 가격이 88.39달러였다. 모두 2014년 10월 이후 7년여 만의 최고치다.

유가는 올 들어서만 10% 이상의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멀지 않아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에 따른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공급 불확실성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리 경제는 어느 나라보다 유가 변동에 취약하다. 수요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인 까닭이다. 에너지 가격과 수입물가를 올려 기업의 생산비용이 늘고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연쇄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고,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키워 내수를 뒷걸음질치게 만든다.

이미 우리의 체감유가는 100달러를 넘고 있다. 과거 유가가 100달러 이상이었던 2014년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선이었던 반면, 지금 환율은 1200원을 웃돈다. 수급불안이 심화되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가격도 치솟고 있다. 1년 전보다 LNG는 4배, 석탄은 3배가량 폭등했다. 1월 우리 수출이 553억2000만 달러로 15.2% 늘어났음에도 무역수지가 월간으로 사상 최대인 48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원유와 LNG, 석탄 등 에너지 수입만 159억5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3배나 급증한 탓이다.

에너지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한국 경제에의 심각한 충격이 불가피하다. 지금은 억누르고 있지만 조만간 전기와 가스 요금 인상으로 물가 급등이 불보듯 뻔하다. 소비자 영향이 큰 휘발유값을 방어하는 한시적 유류세 인하도 지속적인 유가 오름세로 약발이 다하고 있다. 경제가 에너지 쇼크에 직면한 상황이다. 불안 요인들만 엎치고 덮치는 데도 임기말 정부는 돈풀기에만 급급할 뿐 경제 운용의 위기의식과 책임감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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