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CPTPP 가입 추진, 속도 높여 불이익 줄여야

입력 2021-12-14 05:00

정부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절차에 들어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3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CPTPP 가입을 위한 여론 수렴과 사회적 논의의 개시를 공식화했다. 홍 부총리는 “교역·투자 확대를 통한 경제·전략적 가치, 개방형 통상국가로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고려해 CPTPP 가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CPTPP는 세계 최대의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2018년 12월 아시아·태평양 11개국이 출범시켰다. 당초 미국이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시작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했다. 이후 일본이 이끄는 나머지 국가들의 경제블록으로 발전했다. 2019년 기준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의 13%, 무역규모는 15%를 넘는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양자간 FTA에 집중하면서,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CPTPP 가입에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매우 복잡해졌다. 과거 TPP가 미국의 자국 봉쇄전략이라고 반발하면서 외면했던 중국이 지난 10월 전격적으로 CPTPP 가입신청서를 제출했고, 대만도 뒤따랐다. 아태 국가에서 한국만 뒤처져,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고립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CPTPP 가입도 다급해졌다.

하지만 가입 자체가 뒤늦은 데다 걸림돌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CPTPP 협정은 농수산물과 공산품 관세 철폐, 금융·외국인 투자 규제의 완화에 더해 표준 및 기술, 지식재산권, 서비스의 장벽을 없애고 전자상거래를 자유화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상품무역 개방도는 최대 96% 수준이다. 광범위하고 큰 폭의 시장개방이 부담이고, 특히 국내 농수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CPTPP 회원국 상당수가 농업발달 국가다.

정부가 CPTPP 가입을 위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사회적 논의를 강조한 것도 그런 배경이다. 국내 연관업계의 피해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민한 이후의 의사결정이지만, 결코 시간을 끌 일이 아니다. 정부 방침이 정해진 만큼 미적거리다가 다음 정권으로 떠넘겨서도 안 된다.

CPTPP 가입에 득실 양면이 있고, 미국은 인도·태평양의 또다른 경제협력체를 구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렇더라도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가 아태지역 주변국들을 묶는 경제블록 참여가 늦어지고 그만큼 교역의 불이익을 당하는 상황은 최악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 격화로 보호무역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결국 다자간 무역협정과 세계 통상질서 재편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핵심 과제다. 늦은 만큼 철저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대내외 이해관계의 신속하고 합리적인 조율로 CPTPP 가입을 조기에 실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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