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뒤죽박죽 백신 접종, 이게 ‘K-방역’ 인가

입력 2021-08-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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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공급 차질이 거듭되고 접종 일정도 뒤죽박죽이다. 8월 중 들어오기로 했던 모더나 백신 공급물량이 당초 계획된 850만 회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정부는 궁여지책으로 16일 이후 화이자와 모더나 등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의 1, 2차 접종간격을 3~4주에서 6주까지 연장키로 했다. 접종 대상자들의 불편과 혼란은 말할 것도 없고, 원칙 없는 백신접종으로 집단면역의 기대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정부가 제시했던 접종계획은 계속 어긋나고 있다. 모더나만 해도 작년말 문재인 대통령이 모더나 최고경영자와 화상통화로 올해 2분기 2000만 명 분량의 공급에 합의했음을 강조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실제 도착한 물량은 그 10분의 1 정도다. 결국 모더나를 접종키로 했던 40∼50대 연령층이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되고, 접종 일정도 미뤄졌다. 이 과정에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 백신의 교차접종이 이뤄졌다.

이 같은 ‘백신 돌려막기’도 한계 상황이다. 공급 일정은 계속 틀어지고, 국민 70%에 11월 말까지 2차 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도 이미 물 건너가고 있다. 정부는 1차 접종 인구 2000만여 명, 접종률 40%를 강조한다. 그럼에도 백신효과를 담보할 수 있는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인구 비중은 아직 15%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우리보다 백신접종이 한참 뒤처졌던 일본의 접종완료율 33% 수준에도 절반 이하에 그친다.

국민이 코로나19 공포에서 벗어나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게임체인저가 백신임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공급 부족으로 예방효과의 상관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다른 백신의 교차접종과 함께, 백신접종 간격이 고무줄 잣대로 늘어난다. 이런 식의 땜질 접종으로도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국민들의 불안이 큰데 정부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백신정책의 완전한 실패다. 신뢰 또한 상실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집중한 방역조치에 국민들도 더 고통을 견디기 힘들다. 정부가 가장 우선적이고 시급했던 백신 확보를 외면하고, 국민의 자발적 위생수칙 준수와 강제적 거리두기에 기댄 ‘K-방역’만 내세워 방역 모범국가로 자화자찬해온 결과가 백신 후진국으로의 전락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전국적으로 번지면서 갈수록 걷잡기 어려워지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한 달 이상 계속 1000명대다. 10일(0시 기준) 확진자가 1540명으로 주말을 지난 월요일 발생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비수도권 환자 비중이 44.6%(658명)로 4차 유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세는 진정될 기미가 없고, 백신 부족으로 접종일정이 계속 불투명해지면서 국민들의 불안도 커진다. 정부에 대한 믿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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