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금융불안감 확산… 늘어지는 구조조정

입력 2009-01-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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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코스피시장이 유럽발 금융위기 불확실성과 기업실적 부담으로 사흘만에 하락했습니다.

뉴욕증시가 마틴 루터킹 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유럽증시 하락 소식에 위축돼 약세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장중 한때 1110선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장 막판 낙폭을 다소 만회한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3.84p(2.07%) 내린 1126.81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영국 정부가 제2차 구제금융을 추진하며 금융위기 차단에 나섰지만 RBC 등 주요 금융사들의 실적경고가 잇따르면서 유럽발 금융위기 재발 우려감이 확산됐습니다.

외국인이 하루만에 627억원 매도우위로 돌아섰고 기관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1718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이에 맞선 개인은 189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프로그램은 차익거래(-2780억원)를 중심으로 2999억원 매도우위를 보였습니다.

아시아증시가 금융불안감에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닛케이지수가 2.31% 내린 것을 비롯해 항셍지수(-2.85%), 가권지수(-2.84%), 싱가포르지수(-1.35%) 등이 동반 하락했습니다. 장 막판 반등에 성공한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0.37% 오름세로 마감했습니다.

금융株 위축..살아남은 건설株 강세

금융위기 이슈가 다시 머리를 들면서 동부화재(-9.03%), 하나금융지주(-6.57%), KB금융(-5.34%), 우리금융(-5.01%), 동양종금증권(-5.67%), 금호종금(-6.80%) 등 신용경색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금융주들이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삼성테크윈(-6.69%)의 급락 여파로 의료정밀업종이 6.46% 내렸고, 금융(-3.44%), 보험(-2.82%), 운수장비(-2.80%), 은행(-2.72%)업종의 낙폭이 큰 편이었습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및 퇴출대상 기업이 가려지면서 건설주들의 등락이 크게 엇갈렸습니다.

시공능력평가 17위의 경남기업이 12년만에 다시 워크아웃으로 확정되며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했고, 풍림산업, 삼호, 신일건업 등 C등급을 받은 건설사들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습니다.

반면 중앙건설, 신성건설(이상 상한가), 동부건설(9.40%), 삼환기업(6.66%), 한라건설(5.26%) 등 불확실성을 덜게된 중소형 건설주들이 무더기 급등한 덕에 건설업종지수가 0.50% 올랐습니다.

삼성전자가 2.32% 떨어진 것을 비롯해 현대중공업(-3.73%), 현대미포조선(-4.76%), 신세계(-4.32%), LG전자(-3.96%), 포스코(-1.25%), 한국전력(-3.10%), SK텔레콤(-1.19%), 동양제철화학(-3.88%)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대부분 내렸습니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4분기 어닝쇼크로 기관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9.02% 급락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건설사 구조조정 효과로 한국토지신탁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성광벤드(4.58%), 현진소재(4.24%), 동국산업(2.13%), 용현BM(0.85%), 소디프신소재(0.66%) 등의 정책수혜주들이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코스피시장의 하이닉스가 2.93% 오르며 IT주들에 대한 기대감을 살려나간 가운데, LG마이크론(5.23%), 테크노세미켐(1.16%), 하나마이크론(3.02%), 아토(2.65%), 탑엔지니어링(1.91%), 네패스(1.51%), 아이피에스(1.11%), 국제엘렉트릭(0.90%), 에스엔유, 원익쿼츠, 티엘아이, 동아엘텍, 참앤씨 등의 IT부품•장비주들이 선별적인 강세를 보였습니다.

서울시가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키로 했다는 소식에 희림(11.05%)을 비롯해 중앙디자인(4.81%), 시공테크(2.46%), 삼우이엠씨(1.76%) 등의 건축설계 관련주들이 동반 상승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유럽發 금융위기 불안감..우려가 현실로

미국발 글로벌 경기침체 및 신용경색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세계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이 목전으로 다가왔지만 유럽존에서 복병이 나타났습니다.

美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채권에 투자한 유럽 금융회사들의 규모가 사라진 美 투자은행들보다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최근 유럽 금융사들의 결산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양상입니다.

영국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C)가 영국기업 사상 최대 연간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이 그간 잠재돼 있던 금융위기 우려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유럽 금융사들의 서브프라임 쇼크가 미국 금융기관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없었던게 아니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 이슈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된 형국입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으로 간주되는 4000p 지지력을 시험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행여 4000p를 이탈한다면 하락압력이 거세질 수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미국증시가 씨티그룹, BOA로 촉발된 금융위기 불안감을 정부의 BOA 지원 등 구제금융책 발표와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월요일 휴장으로 간신히 모면하며 '금융위기 논란'을 미루어 놓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당분간 글로벌 증시는 '금융위기' 이슈와 만만치 않은 싸움을 하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C)의 주가가 무려 70% 가량 폭락한 것이나, 영국 정부가 부실자산 보증 방안과 함께 영란은행의 은행 보유증권 직접 매수 등 1천억 파운드가 넘는 2차 구제금융 계획을 서둘러 내놓은 것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미 혹독한 금융위기를 한차례 겪었고 각국 정부들이 파격적인 금리인하 및 유동성 공급 등으로 위기 방어책을 마련해 놓은 상태라는 점을 고려시 지난번과 같은 패닉으로 연결되지는 않겠으나,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특히 뉴욕증시가 변곡점 구간에 불안하게 위치한 상태에서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감이 머리를 들고 있다는 점은 상당한 부담이라 하겠습니다.

S&P500지수는 850선을 지난 주말 간신히 터치하며 다소 불안한 반등세로 마감했습니다.

하향하는 5일선을 강하게 돌파하며 850선 위로 달아나지 못한다면 유럽발 금융위기를 빌미로 크게 하락할 수도 있는 모습이라 향후 지수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850선 밑으로 다시 추락한다면, 기업실적 악화를 통해 확인된 실물경기침체가 금융시장(신용경색)에 다시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 고리로 연결될 수 있다는 비관론마저 고개를 들 여지가 있습니다.

새로 출범하는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 포커스가 '금융사 구제'보다는 '소비 진작'에 맞춰져 있다는 점 또한 신용위기 우려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하겠습니다.

1300원대 후반에서 주춤거리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늘어지는 구조조정

귀추가 주목됐던 은행권의 건설•조선사 신용평가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문제는 구조조정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이번 신용평가를 통해 전체 업계에 깔려있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느냐 하는 것인데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제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돈맥경화를 풀어야 하고, 구조조정이 업계 불확실성 즉, 불신감을 해소시켜 줄 경우 그간 괜한 불이익을 받아왔던 우량회사들 쪽으로 유동성이 쏠리며 금융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게 시장이 기대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이번 구조조정은 현재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받고 있는 기업을 빼고는 사실상 퇴출기업이 없는 셈이어서 그 실효성에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시장이 요구하는 구조조정은 짧은 기간동안 신속하고 강도높게 진행돼야 하는데, 향후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정부가 아닌 (건설 조선사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이해관계 당사자인) 은행권이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구조조정은 늘어지고 사회가 부담해야할 구조조정 비용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켜줄 정부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아직 단기 방향성이 결정된 것은 아니므로 선제적 대응에 나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일단 미국증시가 유럽발 금융위기 재료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 S&P800지수의 850선 장악 여부를 체크해야 하겠습니다.

신용불안감이 의외로 쉽게 진화된다면 IT주 중심의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되, 신용악재의 위력이 커지는 양상이라면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전략이 유리해 보입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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