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별' 임원 "나 떨고 있니?"

입력 2009-01-20 17:16 수정 2009-01-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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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연시는 기업들의 정기 임원인사 시즌이다. 이 맘 때가 되면 "이번에는 누가 승진한대? 아무개는 왜 떨어졌대?" 등 인사에 대해 임직원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기 마련이다.

흔히들 기업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을 두고 군대에서 장군으로 승진하는 것에 빗대어 '별'을 단다고 표현들을 한다.

군대에서 장성급은 한 부대를 지휘할 수 있는 지휘권(육군의 경우 여단장)이 주어지는 등 그 권한이 막강하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임원은 많은 복지혜택과 권한 등이 주어지기 때문에 샐러리맨들에게는 반드시 도달하고 싶은 목표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주요기업 임원들의 모습은 한 마디로 '좌불안석'이다. 임원들은 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이기 때문에 성과에 따라 하루아침에 '백수'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국내 재계 서열 2위인 현대·기아차그룹은 국내외 영업 총괄기획실 담당이던 최재국 부회장과 서병기 품질 담당 부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두 달만에 현직에서 물러나게 됐으며, 현대자동차라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지난해 말 정기 사장단 인사 단행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고위 경영진에 대한 인사를 단행해 재계 안팎으로부터 인사배경에 대해 무성한 추측을 낳게 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최고 경영자도 내일을 알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외압은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음에도, 이 회장의 퇴진에는 스스로의 용단이 아닌 외부적 요인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모두의 부러움을 받게 되는 고위 경영진에 오른다고 하더라도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한 순간에 자리를 비워야 하는 것이 임원의 숙명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주요그룹 및 대기업의 임원들이 어려운 경기상황을 감안, 임금을 자진삭감하는 등 비상경영에 따른 고통분담을 하고 있다.

A기업의 한 고위 임원은 “평사원으로 시작해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회사와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임원으로써 솔선수범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솔직히 앞날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통 임원의 경우 1~2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지만 성과가 미진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해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가리켜 ‘고소득 비정규직’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월급쟁이이고, 가계를 책임지는 한 가장이기 때문에 결국 최근 재계 전반에 불고 있는 임원들의 감봉과 감원현상이 남의 얘기로만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B사의 임원은 “회사발전을 위해 밤낮을 잊은 채로 일한 끝에 임원 승진이라는 명예를 얻었지만, 요즘 잠자리가 편하지만은 않다”며 “오히려 정년이 보장되는 고참 부장들이 부럽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라는 말에서 샐러리맨들의 동경대상인 ‘임원’의 자리가 안쓰럽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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