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수 늘었다고 재난지원금에 털어먹자는 여당

입력 2021-06-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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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공식화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백신 공급·접종 등 재난대책, 하반기 내수 및 고용대책, 소상공인 등 취약 및 피해계층 지원대책이 2차 추경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4차례와 올해 1차에 이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6번째의 추경이다. 적게 잡아 20조 원, 많으면 30조 원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추경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취약계층의 맞춤형 지원금과, 소비진작용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투트랙’으로 추진된다. 다만 여당과 정부의 입장은 엇갈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 지원을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무차별로 돈을 뿌리는 데 반대한다. 보편지원보다 취약계층의 선별지원이 이뤄져야 하며, 최소한 소득상위 계층은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당이 밀어붙이면 정부는 결국 역부족인 현실이다.

지난해 5월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예산은 14조3000억 원이었다. 여기에 피해계층 맞춤형 지원을 포함한 30조 원 규모가 여당의 골격이다. 올해 세수(稅收)가 호조를 보이면서 적자국채 발행의 부담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1분기 국세 수입이 88조5000억 원으로 작년보다 19조 원 늘어났고, 올해 전체적으로 32조 원의 추가 세수가 예측된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빚내는 게 아니라 세금이 더 걷힌 재정여력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올해 반짝 세수가 증가했다고 또다시 재난지원금으로 털어먹자는 발상이다. 나랏빚이 계속 불어나는 상황에 다시 전 국민에 돈을 뿌리는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만 키우고, 코로나 이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K-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작년 4차례의 추경으로 재정적자가 112조 원으로 불어났고, 이는 모두 정부의 빚이다. 올해도 14조9000억 원의 1차 추경으로 국가채무가 965조9000억 원,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은 48.2%까지 높아졌다. 곧 국가채무 1000조 원이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2016년 국가채무는 626조9000억 원, GDP 비율은 36%에 그쳤다.

모든 국민에 무차별로 재난지원금을 푼다고 해서 경기회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의 피해업종 매출 증대 효과가 미미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도 있다. 올 들어 늘어난 세수가 상당 부분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와, 집값 폭등으로 인한 양도세 증대의 효과이고 보면 앞으로 세금이 계속 더 걷힐 것이란 보장도 없다.

세수에 일시적으로 여유가 생겼다면, 우선 나랏빚을 일부라도 갚아 재정건전성을 개선하고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더구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인플레 공포가 가중되는 상황이다. 막대한 재난지원금 살포는 인플레 위험을 더 키우고, 그동안 팽창재정의 부작용을 수습하는 출구전략까지 더 어렵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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