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이 전하는 인도 상황…"백신, 없어서 못 맞는다"

입력 2021-05-03 13:59

"백신을 접종하고 싶어도 없어서 못 맞는다"

인도 뉴델리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 A 씨는 4월 초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인 '코비실드'를 1차로 접종했다. 그는 "백신을 통해 집단면역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임을 교민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며 "2차 접종을 가급적 빨리 받고 싶어 알아보고 있지만, 5월 이후로는 18세 이상으로 대상이 확대돼 (접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1일엔 처음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0만 명을 넘어섰다. 가파른 확산세로 인도 당국은 이날부터 백신 접종 대상 연령을 기존 45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확대했지만, 백신 부족과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로 인해 오히려 접종이 어려운 상태다.

▲지난달 3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현재 인도에서는 교민들을 포함한 외국인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현재 인도에서는 교민들을 포함한 외국인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공식 접종 대상은 아니지만…인도 체류 외국인도 백신 접종 가능

지난달 3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현재 인도에서는 교민들을 포함한 외국인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지난 1월 16일부터 접종을 시작한 인도는 일반인의 경우 지난달 1일부터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며, 이번 달 1일부터는 만 18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도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현재까지 백신 접종 대상을 'Citizen'(시민)으로 표기하고 있어 인도 체류 외국인은 공식적으로는 백신 접종 대상자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4월 초부터 인도 주재 외교관 중 45세 이상자에 한해서만 백신 접종 대상자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도 정부에서 요구하는 신분증만 갖추고 있다면 일반 교민들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현재 인도에서 백신 접종을 할 때 필요한 신분증 중 인도 체류 외국인도 보유할 수 있는 신분증은 △인도 국민의 생체 정보를 담은 전자신분증 아드하르(Aadhaar) 카드 또는 거주증 △인도 운전면허증 △세금 납부를 위한 PAN카드(소득세번호 카드)가 있다. 신분증을 보유한 외국인들은 접종 관련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백신 접종을 신청할 수 있다. 주인도대사관 측 관계자는 "교민들이 얼마나 백신 접종을 받았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요구하는 신분증만 있으면 접종을 신청할 수 있는 인도에서의 백신 접종 절차는 우리나라보다도 비교적 수월한 것으로 보인다. (교민 A 씨 제공)
▲정부가 요구하는 신분증만 있으면 접종을 신청할 수 있는 인도에서의 백신 접종 절차는 우리나라보다도 비교적 수월한 것으로 보인다. (교민 A 씨 제공)

백신 수급 부족·접종 대상 확대로 접종 점점 어려워져

정부가 요구하는 신분증만 있으면 접종을 신청할 수 있는 인도에서의 백신 접종 절차는 우리나라보다도 비교적 수월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갈수록 확산하면서 인도에서도 백신 수급 문제가 생기고 있으며, 1일부터는 백신 접종 대상자가 만 18세 이상으로 확대돼 접종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강호봉 재인도한인회장은 "실제로 많은 교민이 백신 접종을 한 상황이다. 보건소에서 나와서 교민이 거주하는 아파트 내에서 무료 접종을 받거나 직접 민간 병원에 찾아가 250루피(약 3700원)를 내고 접종했다"면서도 "최근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백신을 안 맞던 사람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확산 이전에는 '한국 가서 백신을 맞겠다'는 교민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백신을 맞자'로 생각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EPA연합뉴스)
▲실제로 대확산 이전에는 '한국 가서 백신을 맞겠다'는 교민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백신을 맞자'로 생각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EPA연합뉴스)

자체 백신 '코백신' 등 안전성 우려에도 백신 맞겠다는 의지 강해

백신 안정성에 대한 교민들의 우려는 없을까. 현재 인도에서는 자국 업체 세룸 인스티튜트(SII)가 생산한 '코비실드'와 현지 업체 바라트 바이오테크가 자체 개발한 백신인 '코백신'을 위주로 접종하고 있다. 1일부터는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 V'가 처음으로 공급됐다.

코백신의 경우, 인도 내에서 진행한 3상 임상시험 결과에서 78%의 효과를 보였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검증되지 않은 백신이다. 특히, 지난달 22일 중국에서는 현지 백신 '시노팜'을 접종한 40대 교민이 사망하면서, 해외 교민 사이에서 부작용 등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다.

뉴델리 인근 구루그람(옛 구르가온)에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이승훈(21) 씨는 현지에서 백신을 접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나이 제한으로 인해 접종하지 못했다는 이 씨는 "언제 이 같은 상황이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은 인도에 거주하기 위해 필수"라며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다른 선택지가 없기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확산 이전에는 '한국 가서 백신을 맞겠다'는 교민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백신을 맞자'로 생각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봉 회장은 "오히려 인도인들은 코비실드보다도 코백신을 원해 우리나라 교민 대부분은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해왔다"며 "주변 교민들과 부작용에 대해서도 정보를 나누는데 부작용이 거의 없다. 벌써 2차 접종을 끝낸 분도 있다"고 했다. 강 회장은 "최근 확진자가 많이 생겨서 병원에서의 접종이 어렵고, 백신 안 맞던 사람들이 몰려서 접종이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민들에게 백신 접종의 부작용보다도 두려운 것은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와 병실 부족이다. (AFP연합뉴스)
▲한편, 교민들에게 백신 접종의 부작용보다도 두려운 것은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와 병실 부족이다. (AFP연합뉴스)

백신 부작용보다도 확산세와 병실 부족 등이 문제…정부 지원 호소

한편, 교민들에게 백신 접종의 부작용보다도 두려운 것은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와 병실 부족이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2일 오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9만2488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병실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진 상황이며, 이는 교민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지난 19일에는 한 교민이 산소호흡기를 갖춘 중환자실을 구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병상을 확보했지만 결국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호봉 회장은 "코로나19에 걸리면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데 집에서 초기 증상 때 주는 약을 먹으면서 버텨야 한다. 병실을 구하려면 선착순으로 구해야 하는데, 운 좋게 한두 개 구하는 것이 전부"라면서 "병원에 가도 의사소통도 잘 안 되고 환자가 너무 많아 거의 방치하다시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재원·자영업자 등 앞으로도 인도에 남아 있어야 하는 교민들이 많다"며 남아있는 한인들을 위해 한국 정부의 원격진료 서비스·대사관 내 이동형 음압병동 설치·에어 앰뷸런스(환자 이송 전용기) 등의 지원이 필요함을 호소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재 인도에 체류 중인 교민 약 1만 명 가운데 누적 확진자 수는 120~130명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대사관에 보고하지 않고 치료하는 교민도 있어서 실제 확진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 좋아요-
  • 화나요-
  • 추가취재 원해요-

주요 뉴스

  • 오늘의 상승종목

  • 05.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67,813,000
    • -0.72%
    • 이더리움
    • 4,114,000
    • -3.5%
    • 비트코인 캐시
    • 1,580,000
    • -16.75%
    • 리플
    • 1,851
    • -6.09%
    • 라이트코인
    • 404,400
    • -1.94%
    • 에이다
    • 1,916
    • -3.18%
    • 이오스
    • 11,930
    • -14.66%
    • 트론
    • 172.9
    • -6.13%
    • 스텔라루멘
    • 731.5
    • -8.73%
    • 비트코인에스브이
    • 449,100
    • -13.24%
    • 체인링크
    • 57,950
    • +0.52%
    • 샌드박스
    • 644.8
    • -5.0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