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나리’ 윤여정, 한국 102년 영화 역사 다시 썼다

입력 2021-04-26 12:07 수정 2021-04-2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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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세의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를 품에 안았다. 한국 영화 102년 역사상 첫 아카데미 연기상 수상이다.

미국 독립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윤여정은 미국 현지 시간 25일 오후, 한국 시간 26일 오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마리아 바카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스(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어맨다 사이프리드(맹크) 등 쟁쟁한 배우들과 트로피 경쟁을 펼친 끝에 이룬 쾌거다.

한국 배우로서 최초이자,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 배우라는 기록도 썼다. 또 여우조연상 부문에서 77세에 수상한 ‘인도로 가는 길’(1984)의 페기 애슈크로프트, 74세에 수상한 ‘하비’(1950)의 조지핀 헐에 이어 세 번째로 나이가 많은 수상자이기도 하다.

수상자 호명은 ‘미나리’의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직접 나섰다. 브래드 피트의 호명에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어디 있었냐?”는 특유의 유머로 시작했다.

윤여정은 “유럽 분들은 제 이름을 여여라고 하거나 그냥 정이라고 부르는데, 제 이름은 윤여정이다. 오늘만은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관계자와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한 윤여정은 특히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며 “우리의 선장이자 나의 감독이었다”고 했다.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 모두에게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윤여정은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느냐”며 동갑내기 배우에게 예우를 표하며 “그저 내가 운이 좀 더 좋았거나, 미국인들이 한국 배우를 특별히 환대해 주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자꾸 일하러 나가라고 하는 두 아들”과 영화 데뷔작 ‘화녀’의 김기영 감독에게도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윤여정의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미나리’는 지난해 1월 미국 대표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꾸준히 호평받아왔다. 1년여 동안 크고 작은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왔고, 윤여정은 30여개의 연기상을 수상했다.

이같은 상승세 속에 윤여정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미국배우조합상(SAG)과 영국아카데미에서 수상하며 아카데미에서의 우세를 굳혔고, 아카데미 시상식을 사흘 앞둔 지난 22일에는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에서 트로피를 더했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영국아카데미를 전후해 윤여정을 미국 아카데미의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았고, 할리우드의 각종 시상식 결과를 예측하는 골드더비도 일찌감치 윤여정을 수상 가능성 후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다가와서는 현지 매체의 각종 예측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켜 왔다.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고 연출한 영화 ‘미나리’는 1980년 남부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다. 윤여정은 딸 모니카(한예리)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순자를 연기했다. 어린 손자를 짓궂게 놀리는, 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 순자 역을 연기하며 전형성에서 탈피한 연기를 통해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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