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사이온,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입력 2021-04-10 21:41 수정 2021-04-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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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기아, LCK 프랜차이즈 첫 우승...'칸' 김동하, 파이널 MVP 수상

17회. 칸(본명 김동하) 선수가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에서 사이온을 플레이한 횟수다. 든든한 탱커이자 이니시를 담당하던 사이온은 기어이 담원기아를 2021 LCK 우승자로 만들었다.

10일 진행된 결승전, 담원기아는 젠지e스포츠를 상대로 3-0 승리를 기록했다.

다전제 경기에서 제일 중요하다 꼽히는 1세트. 칸의 사이온은 ‘게임 도사’같은 면모를 보여줬다. 지난 2라운드 담원기아-젠지e스포츠전에서 사이온을 꺼내 들었다 패배한 것과는 사뭇 다른 면모였다. 당시 애를 먹였던 초가스를 밴한 직후 뽑아든 사이온은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칸의 사이온은 상대가 제일 거리낄 만한 위치에만 자리를 잡았다. 경기 15분경 전령을 둘러싸고 클리드와 캐니언이 대치하고 있던 상황, 칸의 사이온은 미드에서 궁을 출발시켰다. 사이온의 궁 소리에 그대로 뒤로 빠진 젠지는 전령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1세트 전령 앞 한타에서 젠지 선수들을 물러서게 하는 칸의 사이온 (사진=LCK Korea 트위치 캡쳐)
▲1세트 전령 앞 한타에서 젠지 선수들을 물러서게 하는 칸의 사이온 (사진=LCK Korea 트위치 캡쳐)

직후 이어진 17분 세 번째 드래곤 대치 상황. 룰러의 월광포화와 라스칼의 대장장이 신의 부름이 캐니언, 쇼메이커, 베릴을 묶었지만 젠지는 선뜻 전투를 시작할 수 없었다. 칸의 사이온이 역으로 룰러와 라이프, 비디디를 상대하고 있었기 때문.

3용을 내준 젠지의 초조함이 28분경 드러났다. 만회를 위해 미드에 5명이 전부 모였고, 그대로 밀고 들어가려는 찰나 정글에 칸의 사이온이 포착됐다. 탐스러운 사이온을 잡아내고자 비디디를 제외한 4명이 그대로 칸에게 뛰어갔고, 혼자 남은 비디디는 그대로 목숨을 헌납할 수밖에 없었다.

직후 이어진 2세트. 칸의 럼블은 망했다. 초반 레넥톤-니달리를 바로 뽑으며 밴픽 심리전을 이어가다 마지막으로 뽑아든 럼블이었다. 4분 30초경 탑을 찌르는 헤카림에 점멸을 빼며 그대로 죽을 수밖에 없었다. 백업을 위해 텔레포트를 사용한 쇼메이커, 6렙을 올리기 전 헤카림의 갱킹에 잡혀낸 바텀 라인까지. 초반 담원에는 주도권이 있는 라인이 한 곳도 없었다.

결승 직전 진행했던 미디어데이에서 쇼메이커는 “(팀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상대가 무조건 한번은 틈을 줄 것 같다”라며 “그 틈을 잘 노리자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패퇴를 거듭하던 담원기아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30분경 고스트 자야의 궁을 빼내기 위해 미드 2차 다이브를 시도하던 클리드가 역으로 잡힌 것. 그대로 바론을 가져간 담원은 정면으로 향했고, 0데스를 기록하던 룰러의 트리스타나 제압골드를 고스트에게 전달했다.

그때까지 1/6/4를 기록하던 칸의 럼블은 이퀄라이저를 꾸준히 깔며 보답했다. 바람용을 획득한 덕분에 이퀄라이저의 쿨이 40초에 불과한 상황, 4용을 차지하기 위해 모이는 젠지 머리 위로 이퀄라이저가 떨어졌다. 전장을 벗어나기 위해 트리스타나가 로켓점프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한타 기회가 날아갔다.

▲칸 선수의 이퀄라이저 궁에 뒤로 빠지는 젠지 선수들의 모습 (사진=LCK Korea 트위치 캡쳐)
▲칸 선수의 이퀄라이저 궁에 뒤로 빠지는 젠지 선수들의 모습 (사진=LCK Korea 트위치 캡쳐)

마지막 바론 앞 한타에서도 이퀄라이저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젠지 전력의 핵심이던 룰러를 한타에서 밀어낸 후 팀이 바론을 확보하도록 지원했다. 그대로 럼블은 전장에서 이탈했지만, 이후 ‘자야 지켜’, ‘레넥톤 피흡좀’을 외치며 한타가 끝날 때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50분에 육박한 경기의 끝, 칸은 “감사합니다 형님들”이라고 외치며 헤드셋을 벗었다.

▲게임에 집중하는 칸 선수의 모습 (사진=LCK Korea 트위치 캡쳐)
▲게임에 집중하는 칸 선수의 모습 (사진=LCK Korea 트위치 캡쳐)

3세트에도 다시 등장한 칸의 사이온. 2세트를 내준 젠지의 분노가 칸에게 향했다. 1세트에서는 라스칼의 오른을 상대로 딜교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딜교를 이어나가며 탑 라인 우세를 가져갔다. 10분경 캐니언의 지원사격을 받아 라스칼을 잡아내며 한결 편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이어진 용 앞 한타. 라스칼, 클리드, 비디디 선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칸 선수에게 달려갔다. 서리불꽃 건틀릿에 군단의 방패를 이미 갖춰놓은 칸 선수를 잡아낼 순 없었다. 흠씬 두들겨 맞고 뒤로 빠지는 사이온을 헤카림이 달려 따라붙었고, 텔까지 사용하며 4명이 합류한 끝에 칸 선수를 죽이는 데 성공했다.

이변은 없었다. 칸 선수를 필두로 한 전 라인 우세에 30분이 채 되기도 전에 경기가 끝났다. 현장에서 진행된 투표를 통해 칸 선수는 MVP로 선정됐다.

▲MVP에 선정된 칸의 모습 (사진=LCK Korea 트위치 캡쳐)
▲MVP에 선정된 칸의 모습 (사진=LCK Korea 트위치 캡쳐)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칸 선수는 "3세트의 경우 정글러가 탑 라인에 전령을 풀면서 골드 수급이 쉬웠다"라며 "가장 탱킹이 잘 되는 아이템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상대가 AD와 AP 비율이 밸런스가 있는 만큼 군단의 방패를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MVP 상금 500만 원은 똑같이 나눠갖게 됐다.

칸 선수는 "나눠도 제가 100만 원을 받는 거라 이득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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