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혈전증 연관성 있나…전문가들 “접종 중단보다 대응책 마련해야”

입력 2021-04-0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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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 AZ백신과 혈전증 간 연관성 7~8일 발표 예정…질병청 “EMA 결과 후 관련 내용 발표”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이 혈전 생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안전성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백신 접종 후 몸에서 나타나는 면역반응이 뇌정맥혈전증 등 희귀 혈전증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유럽의약품청(EMA)과 질병관리청은 관련 내용을 검토한 후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중단이나 접종 연령 제한 등의 조치가 나온다면 우리 정부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EMA 백신 책임자 마르코 카발레리는 “지금 말할 수 있다. 백신과 (혈전이) 연관성이 있는 게 분명하다”라며 “하지만 여전히 무엇이 이러한 부작용을 일으켰는지는 알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여러 차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생성 간 인과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백신 접종과 혈전 간 인과 관계가 없다고 밝혔고, 이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했던 일부 유럽 국가들은 접종을 재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나온 EMA 백신 책임자의 발언은 백신과 혈전 생성 간 인과성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EMA는 성명을 내고 “(연관성에 대해) 아직 결론에 이르지 못했고 현재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연관성이 이미 밝혀졌다고 주장한 카발레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질병관리청 역시 “EMA 결과에 근거해 코로나19 백신 관련 전문가, 혈전 관련 전문가 자문단,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거쳐 관련 내용을 검토,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MA는 7~8일경 추가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AZ 백신, 희귀 혈전증간 인과성 배제 못해…접종 중단보단 대응책 마련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과 뇌정맥혈전증 등 희귀 혈전증 간 인과관계를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신상엽 감염내과 전문의는 “문제가 된 혈전은 정맥혈전이 아닌 뇌정맥혈전이다. 정맥혈전의 경우 입원환자, 암 환자, 코로나19 환자 등 건강이 안 좋은 사람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혈전으로 백신과 연관성이 거의 없다. 그러나 뇌정맥혈전증은 백신 접종 후 면역반응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생길 수도 있다”라며 “이 혈전증은 워낙 드물게 나타나는 질환이라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주로 젊은 여성들과 임산부에게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20대 남성이 백신 접종 후 뇌정맥동혈전증(CVST) 진단을 받은 바 있어 전문가들은 EMA의 결과를 주시하며 백신 접종 시 희귀 혈전증 발생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보통 10만 명당 1명씩 나오는 이상반응이면 굉장히 드물다고 판단하고 접종 시 이득이 더 높으면 접종을 하는 게 맞다. 다만 이번 코로나19 백신은 대규모 접종이라 빈도가 높게 나타나는 걸로 보일 수밖에 없다. 1년에 1~2명 나오는 이상반응인데 전 국민이 맞다 보니 숫자가 많이 나오는 거로 보인다”라며 “혈전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대응이 가능한 만큼 접종 시 이런 증상의 가능성을 설명 후 접종하는 식의 대응책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신상엽 감염내과 전문의는 “만약 EMA에서 백신 접종과 혈전 생성 간 연관성이 있다고 나온다고 해도 이에 대비하고 접종은 이어가야 한다. 아나필락시스도 중대 이상반응이고 그게 뇌정맥혈전증보다 훨씬 위험하지만, 대비하고 관리하며 접종하지 않나”라며 “뇌정맥혈전증도 두통 등 증상을 살피고 초기 대응하면 치료할 수 있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응책을 마련한 뒤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MA 결과에 촉각…늦더라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접종이 중요

다만 EMA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생성 간 인과성을 인정하고, 백신 접종 중단이나 연령제한 등의 조치가 나온다면 방역 당국 역시 이를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문제가 된 혈전증은 젊은 층에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백신 접종에 연령제한을 해야 한다. 현재 코로나19 감염 시 위험성이 높은 고령층에 대해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무리하게 젊은 층에 접종할 필요는 없다”라며 “만약 EMA에서 백신 접종 중단 결정이 나온다면 어차피 우리는 백신 구매가 늦었기 때문에 3분기 유럽이나 미국에서 백신 접종 후 남은 효과적인 백신을 들여와 그때 전 국민 백신 접종 계획을 천천히 세워도 된다. 늦더라도 안전한 백신을 맞고 싶은 건 모두 같은 마음이니 백신 선택지를 주고 접종률을 높일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노인 인구는 코로나19 감염 후 사망률이 15~20%라 우선 접종하는 게 맞지만, 젊은층은 사망률이 1%도 안 되는 만큼 젊은 층에 한해 백신 접종을 유보하는 게 좋지 않은가 하는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독일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31건의 혈전 부작용이 발생했고 이 중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노르웨이에서도 6건의 혈전 부작용 보고 중 4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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