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회계감사의 의미와 주식투자

입력 2021-04-07 14:12 수정 2021-04-0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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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의견으로는 별첨된 회사의 재무제표는 회사의 2020년 12월 31일 및 2019년 12월 31일 현재의 재무상태와 동일로 종료되는 양 보고 기간의 재무성과 및 현금흐름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중요성의 관점에서 공정하게 표시하고 있습니다.”

이 문장은 회계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받은 상장기업의 감사보고서 문구이다. 적정의견은 회계기준에 따라 재무제표가 적절하게 작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뢰성 있는 재무제표라는 의미이지 재무건전성과 양호한 손익까지 보장하지 않는다. 건전성과 성장성 등에 대한 판단은 투자자가 직접 해야 한다.

투자자의 분석과 판단에 기초가 되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독립적인 위치에서 누군가가 검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본시장에서 회계감사 제도는 매우 중요하다.

2020년 12월로 결산기가 마무리되는 상장기업들의 감사보고서가 모두 제출되었다. 아쉽게도 예년보다 위의 적정의견을 받지 못한 기업이 49군데에 달한다. 상장기업이 적정의견을 받지 못하면 한국거래소에서는 관리종목 또는 상장폐지 대상으로 분류해 심사하게 된다. 일반 대중들에게 기업을 공개해서 자본을 조달받은 상장기업의 재무제표가 신뢰성을 상실했으니 상장 유지의 명분도 사라지는 것이다.

적정의견을 받지 못한 기업의 감사보고서에는 한정의견, 부적정의견, 의견거절 등이 표명된다. 한정의견과 부적정의견은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왜곡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왜곡 표시가 되었지만, 회사 재무제표 전체의 신뢰성을 해칠 정도가 아니라면 한정의견, 재무제표를 전반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울 정도의 왜곡 표시라면 부적정의견이 표명된다. 최근에 한정의견을 받은 상장기업이 몇몇 있었지만, 부적정의견을 받은 사례는 없었다.

비적정보고서에서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의견거절이다. 감사인이 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하여 감사의견조차 줄 수 없다는 의미인데 크게 2가지 경우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 첫 번째 회계감사를 위해 회사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회사가 제대로 된 자료를 주지 않는 경우이다. 회계 관련 자료가 없으면 숫자에 대한 중요한 검증을 하지 못해서 재무제표 전반적인 신뢰성 판단 및 의견 형성이 어렵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의견을 주지 않는 것이고 이런 상황을 가리켜 범위제한이라고 한다. 의견거절이 표명되는 또 다른 사례는 바로 계속기업이 불확실한 경우이다. 재무제표 및 회계감사는 기본적으로 “계속기업(Going Concern)” 가정하에 작성하고 이루어지는데 자본잠식이거나 유동성 부족으로 1년 이상 못 버틸 수 있을 때가 그 예이다.

의견거절을 받으면 증시에서 퇴출당하는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재무적으로 불안하거나 신뢰성이 없는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감사보고서가 제출되는 3월에 주로 날벼락을 맞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런 날벼락을 피할 수 있을까?

당연히 돈 많고 돈 잘 버는 우량기업이나 아직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확실한 수익모델을 갖고 차근차근 벌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면 된다. 이런 기업들은 망할 가능성도 없을뿐더러 사업하기 바빠서 분식회계는 아예 관심도 없고, 부정도 저지르지 않는다.

대개 의견거절을 받는 기업들은 징후가 있다. 첫 번째 영업적자에 빠져 있다. 두 번째 현금흐름이 매우 좋지 않다. 영업활동에서 돈을 벌지 못하니 재무활동을 통해 자본조달만 한다. 세 번째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자주 바뀐다. 우량기업이면 최대주주가 회사를 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대주주가 빈번하게 바뀌는 기업들은 보통 돈도 못 벌고 부정한 거래가 많이 발생한다. 재무활동을 통해 조달한 자본을 사업에 쓰는 게 아니라 부정한 거래를 통해 횡령하려 든다.

이런 모든 내용은 상장기업들의 사업보고서에 자세히 표시되어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우량기업은 이런 것들을 체크할 필요도 없다. 잘 모르는 작은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라면 사업보고서에서 최소한 이 정도는 살펴봐야 한다. 그래도 확신이 안 선다면 아예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운 좋게 조금의 수익을 볼 수 있지만 잘못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만약 그런 안 좋은 경험을 했다면 다시는 그런 일을 당하지 않게끔 공부하고 잘 준비해야 한다. 투자자로 사는 삶은 매우 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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