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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디지털세 도입 놓고 긴장감 고조되는 미-EU

입력 2021-04-07 05:00

김수동 산업연구원 통상정책실장

글로벌 경제의 디지털화가 확대됨에 따라 다수의 국가가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세금 부과 방법을 제안하고 이를 실행하기 시작하였다. 디지털 서비스 세금은 넷플릭스 같은 기업이 한국 소비자에게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얻은 수익에 대해 우리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디지털 서비스에는 온라인 광고, 데이터 전송 서비스 및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등이 포함된다. 현재의 세금 시스템이 영토 범위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디지털 서비스의 국경 간 거래 증가를 적절하게 포착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디지털세는 디지털 무역 확대에 따른 국경 간 서비스 거래에 적절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달 26일 미국 무역대표부(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USTR)는 오스트리아, 영국, 인도,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의 디지털세 부과에 대한 보복 조치로 무역법 섹션 301조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하였다. 여기엔 이들 국가의 디지털세가 미국에 기반을 둔 대규모 기술 회사를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있는지와 미국 회사를 부당하게 차별하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인터넷 회사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다른 나라의 세금 부과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시작한 섹션 301조 조사의 연장선상이다.

앞서 2020년 7월에 미국은 프랑스의 디지털세 도입에 대한 보복으로 프랑스산 샴페인, 화장품, 핸드백 등 수입품 13억 달러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는 미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협의에 계속 참여하는 조건으로 디지털세 징수를 중단하는 것에 동의하였고, 미국의 관세 부과는 잠정적으로 연기되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말 프랑스 정부는 인터넷 회사에 디지털세 징수를 통보하였고, 이에 반발한 미국은 올해 1월부터 프랑스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한편 영국 정부는 글로벌 기술 기업이 공정한 세금을 내야 한다며 검색 엔진, 소셜 미디어 서비스 및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의 수익에 2%의 디지털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에 맞서 미국은 영국의 디지털세가 자국 기술 회사를 차별하고, 국제 조세 규범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반발하였다. 미 당국은 상응하는 조치로 영국의 대미 수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미국이 발표한 관세 부과 목록에는 의류와 신발, 도자기, 미용제품, 가구 등이 포함되었고, 금액으로는 약 3.25억 달러 정도이다.

디지털세 관련 글로벌 논의를 더욱 어렵고 복잡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전 정부가 OECD 협상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이다. 2020년 6월 미국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및 영국 재무장관에게 글로벌 디지털 세금 관련 OECD 협상에서 탈퇴한다는 편지를 보냈다. 당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협상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미국 디지털 기업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계획을 수립한다면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ECD는 디지털 무역 확대에 따른 세금 문제를 해결하는 합의안을 작년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디지털 세금을 포함한 국제 조세제도 개혁에 대한 세부 제안을 발표했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국제적 합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미국 정부가 자국에 본사를 둔 기술 대기업의 세수를 시장 관할권, 특히 유럽으로 이동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로 제안의 일부 내용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USTR는 유럽 국가들의 일방적 디지털세 부과 조치는 OECD 협상의 진전을 방해하고 디지털 과세에 대한 다자간 접근 방식을 훼손한다고 우려한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가 디지털세 문제는 국제기구를 통한 글로벌 합의를 추구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어 각국의 디지털세 부과 방침에 대해 미국이 관세 보복으로 대응할지는 미지수이다. 미국의 전략은 OECD 협상틀에서 벗어나 301조 조사를 통한 관세 부과 긴장감을 조성한 후 나중에 OECD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거나, 관세 부과 위협을 통해 개별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다. 두 전략 모두 경제적 위험을 수반하며 실패로 인한 비용은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무역 전쟁과 디지털 세금의 확산이 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글로벌 기술 대기업 및 다국적 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려는 세계적인 움직임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그리고 해외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일부 한국기업도 글로벌 IT 거물들처럼 디지털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현 단계에서 기업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관할 구역에서 세금이 언제 어떻게 부과될 것인지 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 왜냐하면 디지털세 부과는 디지털 무역의 범위와 유형에 대한 국가 간 합의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디지털세 또는 관세 부과 조치에 대비하여 비용 측면의 유연성을 제공하는 단기 및 중장기 관리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디지털세와 혹시 있을 관세 인상에 대한 적절한 대응 계획은 기업이 비용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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