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법정관리 들어가면 산은 지원 ‘불투명’

입력 2021-04-04 17:45

8~10일 10년 만의 회생 개시 가능성
투자 못받아 채권단 지원 논의 어려워
코로나 피해 지원 ‘기안기금’도 해당 안돼

▲쌍용차의 정상화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평택공장 앞에 걸려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차의 정상화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평택공장 앞에 걸려있다. (사진제공=쌍용차)
인수가 무산된 쌍용자동차가 사실상 법원의 판단으로 생사를 결정짓게 됐다. 법정관리가 현실화되면 쌍용차는 ‘법원의 시간’에 따라 움직이기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지원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쌍용차의 회생 계획안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산은의 지원은 쌍용차가 예정대로 HAAH오토모티브의 신규 투자를 받고 단기법정관리(P플랜)에 도입하더라도 확실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HAAH오토모티브 측은 지난달 말까지 투자의향서(LOI)를 보완하지 않았고, 서울회생법원이 결국 법정관리 개시를 발표했다. 따라서 산은의 지원도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의향서조차 제출되지 않기에 지원 여부도 따져볼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지원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기안기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당장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을 위해 조성돼, 쌍용차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법정관리에 돌입하는 쌍용차에 기안기금을 투입하게 되면 ‘지원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특히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쌍용차는 채권단이 아닌 법원에 따라 움직인다. 산은은 대표 채권자 역할에 머물 뿐, 쌍용차에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된다.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의 인수무산으로 연거푸 고난을 맡게 됐다.

법원의 회생개시 시점은 4·7 보궐선거가 끝난 뒤인 이달 8~10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번에 기업 회생 절차를 밟게 되면 쌍용차는 2011년 3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지 10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관리인은 예병태 사장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법정관리 개시를 진행한다고 하면서도 “쌍용차, 채권단, 기타 이해관계인들이 인수·합병(M&A) 절차를 포함해 실효성 있는 개선방안 등을 제시할 경우 충분히 검토하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도 여전히 HAAH오토모티브 측과의 투자 협의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껏 HAAH오토모티브 측이 투자의향서를 보내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현 상황이 반전될 여지는 적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HAAH오토모티브는 채권단, 쌍용차와의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내에 입국하지도 않았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이로 인해 쌍용차의 법정관리행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앞서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로 지난해 12월 21일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은 쌍용차가 기업 회생과 함께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에 따라 그동안 2차례에 걸쳐 회생 개시 결정을 미뤄왔다.

하지만 쌍용차가 끝내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의향서를 내지 못하면서 법원은 법정관리를 개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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