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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크래커] 민주당 '샤이진보'에 기대…여론조사 결과 뒤집을 수 있을까

입력 2021-04-02 16:22

2일 사전투표가 시작되면서 4·7 보궐선거의 본경기가 시작됐다. 최근 결과가 발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들이 여권 후보들을 크게 앞서는 결과가 나온 가운데, 수세에 몰린 여당이 이른바 '샤이진보'의 결집을 통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보궐선거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인 1일 코리아리서치·입소스·한국리서치에 따르면, MBC·KBS·SBS 지상파 방송 3사의 의뢰로 지난달 31일 만 18세 이상 서울 시민 1007명을 대상으로 시장 보궐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은 결과, 오세훈 후보 50.5%, 박 후보 28.2%로 집계됐다. 두 후보 격차는 22.3%포인트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서울 동작구 이수역 인근에서 집중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서울 동작구 이수역 인근에서 집중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박영선 "여론조사, 샤이진보 찾아낼 수 없다…현장에서 지지 느껴"

여야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10~20%대의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여당은 '샤이진보'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샤이(shy·수줍고 부끄러워하는) 진보'란 지지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하지 않고 숨기는 '숨은 진보' 지지층을 의미한다. 여당은 여론조사에서는 속내를 숨겼다가 투표장에서 진심을 드러내는 샤이진보를 결집하면 선거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1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샤이진보, 숨어 있는 지지자들을 찾아낼 수는 없는 것이 ARS 여론조사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숨어 있는 지지층을 현장에서)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RS 여론조사의 가장 큰 특징은 정치에 관심이 높은 층이 주로 전화를 받는다는 것"이라며 "흐름이나 어떤 추세와 반대로 간다고는 보지 않지만 샤이진보는 있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후보 캠프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도 지난달 26일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진보가 있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샤이 지지층'의 대명사는 단연 '샤이 트럼프'다. (올랜도/로이터연합뉴스)
▲대표적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샤이 지지층'의 대명사는 단연 '샤이 트럼프'다. (올랜도/로이터연합뉴스)

샤이 지지층,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가 다른 현상…"성향 드러내기 싫어서"

'샤이 지지층'의 어원은 '샤이 토리(Shy Tory)'다. '토리'는 영국 보수당의 옛 명칭이다. 1992년 영국 총선 당시 대처 총리 말기부터 국민 사이에서 인기가 바닥을 치던 보수당이 패할 것이라는 예측이 다분했다. 선거 직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보수당이 1% 포인트 차이로 노동당에 지는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7.6% 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이처럼 여론 조사와 선거 결과가 다른 예상 밖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샤이 토리'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샤이 지지층'은 대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상황에서 나타나곤 한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샤이 지지층'의 대명사는 단연 '샤이 트럼프'다. 2016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여론조사 기관 대부분의 예상을 깨고 승리해 파란을 일으켰다. 이 결과는 '샤이 트럼프'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샤이 트럼프'라 불리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서는 본심을 숨겼다가 투표에서 트럼프를 찍은 것이다.

트럼프는 당시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인종차별적 발언, 소수자에 대한 막말로 물의를 일으켰다. 인종·성별 등과 관련된 차별적 언어나 행위를 자제하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문화가 미국 내 주류였던 상황에서, 지지자들은 '차별주의자'로 불리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선뜻 말하기 어려웠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던 '샤이 트럼프'가 투표에 나서자, 트럼프는 애초 예상과는 달리 주요 경합 주를 휩쓸며 대이변을 연출할 수 있었다.

▲21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 163석,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17석 합해 180석을 확보한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21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 163석,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17석 합해 180석을 확보한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야당, 지난해 총선 '샤이보수' 기대했지만…결과는 여당 압승

지난해 총선 전 우리나라에서는 '샤이보수'가 주목받았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던 보수진영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으로 보수 전체가 위기에 처하면서 보수 성향을 밖으로 표출하지 않는 ‘샤이보수’가 투표장으로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총선을 앞둔 지난해 4월 이진복 옛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당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는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샤이보수'가 있다. 보수 정권일 땐 '샤이진보', 진보 정권일 땐 '샤이보수'가 존재한다"며 "'내가 굳이 여론조사에 답해야 할까', '어차피 여론조사는 조작이다'며 답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순수하게 아직도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 못 하고 고민 중인 이들도 있다. 우리는 이걸 '샤이보수' 그리고 숨은 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지난해 총선 결과 '샤이보수' 효과는 미미했다. 영남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샤이보수' 현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21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 163석,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17석 합해 180석을 확보한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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