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중국에서 H&M·나이키 불매운동이 벌어진 이유는?

입력 2021-03-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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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 "신장 면화 구매 중단" 성명에 불매운동 전개
불매운동, 서방 국가의 중국 제재가 원인
국제인권단체 "위구르족 수용소 인원만 100만 명"

중국 내에서 H&M·나이키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브랜드가 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고 신장에서 제품과 원자재를 조달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것이 최근 국제 사회의 제재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다시 이슈로 떠올라서다.

24일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는 스웨덴의 패션브랜드 'H&M'의 신장위구르에서 생산되는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성명서가 공유됐다.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이날 웨이보를 통해 "신장 면화에 대한 허위 소문을 퍼뜨리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고 싶은가? 허황된 망상"이라고 지적하며 불매운동을 부추겼다. 심지어 신화통신·CCTV 등 관영 매체도 이날 논평 등을 통해 H&M 규탄에 합세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4일 웨이보를 통해 공유한 글. '나는 신장면화를 지지한다(我支持新疆棉花)'는 내용이 쓰여 있다. (사진출처=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웨이보 캡처)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4일 웨이보를 통해 공유한 글. '나는 신장면화를 지지한다(我支持新疆棉花)'는 내용이 쓰여 있다. (사진출처=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웨이보 캡처)

H&M "신장 면화 구매 중단" 성명에 불매운동 전개

H&M은 지난해 10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신장의 강제노동과 소수민족 차별 관련 보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신장위구르자치구(XUAR)에서 생산되는 면화를 구매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급망에서 어떤 종류의 강제 노동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며 "나라와 지역을 불문하고 공급업체에서 강제 노동을 한 사례가 발견되고 확인될 경우, 우리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M 불매운동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가 반년이 지난 뒤 뒤늦게 웨이보를 통해 공유되면서 촉발됐다. 웨이보의 이용자들은 H&M의 명칭을 '터무니없다'는 뜻의 황뮤(荒謬, Huang Miu)로 패러디해 비꼬았다. 또한, '#나는 신장면화를 지지한다(我支持新疆棉花)'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25일 오후까지 웨이보에서 약 13억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H&M은 지난해 10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XUAR)에서 생산되는 면화를 구매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성명서는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사진출처=H&M 홈페이지 캡처)
▲H&M은 지난해 10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신장위구르자치구(XUAR)에서 생산되는 면화를 구매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성명서는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사진출처=H&M 홈페이지 캡처)

온라인 쇼핑몰에서 H&M 사라져…H&M 모델은 계약 종료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듯 타오바오와 징동, 톈마오 등 중국 주요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H&M 관련 상품들이 사라졌고 검색도 중단됐다. 심지어 중국 포털 '바이두' 등에서 운영하던 지도 앱에서도 'H&M'을 검색할 수 없으며, 화웨이와 샤오미, 비보는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H&M 앱 다운로드를 차단했다.

H&M 중국 남녀 모델인 배우 황쉬안과 송치엔(빅토리아) 기획사는 각각 H&M과의 모든 계약을 종료한다면서 "중국과 인권에 대해 유언비어를 날조하는 행위에 대해선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치엔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 2'에서 배우 차태현의 상대역을 맡았던 여배우로, 한국 걸그룹 F(x)에서는 빅토리아로 활동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나이키 신발을 불에 태우는 동영상을 웨이보에 올리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사진출처=웨이보 게시글 캡처)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나이키 신발을 불에 태우는 동영상을 웨이보에 올리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사진출처=웨이보 게시글 캡처)

불매운동, 성명서 쓴 나이키에도 번져…아디다스·휠라 등도 대상

한편,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올렸던 미국의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에도 불똥이 튀었다. 나이키는 지난해 웹사이트를 통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강제 노동이 있었다는 보도에 우려를 표한다"며 "나이키는 XUAR의 제품을 공급받지 않으며, 계약한 공급업체로부터 해당 지역의 직물이나 실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나이키 광고 모델인 중국 인기 스타 왕이보(王一博)는 이 회사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왕이보의 소속사인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측은 "국가의 존엄성을 침해할 수 없다"며 "우리는 조국의 이익을 단호히 보호한다"고 밝혔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나이키 신발을 불에 태우는 동영상을 웨이보에 올리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H&M·나이키 외에도 아디다스·휠라·GAP 등을 중심으로 불매운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24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H&M 쇼핑몰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24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H&M 쇼핑몰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불매운동, 서방 국가의 중국 제재가 원인

지난해 올라온 H&M·나이키 등의 신장위구르 관련 성명서가 뒤늦게 화제가 된 이유는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신장 지역에서의 위구르족 인권탄압 등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제재를 발표해서다.

미국·EU(유럽연합)·캐나다·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22일(현지시간) 중국 서부 신장 지역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문제 삼으며 중국의 관료들을 향해 동시다발적인 제재를 가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외교장관은 22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오늘 우리는 EU의 조치와 병행해 신장에서의 인권 침해와 유린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조율된 행동을 취했다"면서 신장 지역 소수민족에 대한 억압정책 중단 촉구에 단합돼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2일 터키 이스탄불의 중국 영사관 앞에서 위구르족 여성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달 22일 터키 이스탄불의 중국 영사관 앞에서 위구르족 여성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중국, 신장 강제 노동 부인하지만…인권단체 "수용인원만 100만 명"

한편, 중국은 신장에서의 강제 노동에 대해 계속해서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신장위구르 자치구 공안 당국이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감시 플랫폼을 사용해 위구르족을 대상으로 일상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등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들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측은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에서 약 100만 명의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 이슬람교도들이 '재교육 수용소'에서 재교육을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공산당이 수용소에 수감된 이슬람교도를 대상으로 이슬람교를 부정하고 공산당에 대해 충성하도록 세뇌 교육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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