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결산]STX 강덕수 회장, M&A 행운과 공격경영

입력 2008-12-16 14:08 수정 2008-12-1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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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STX그룹 회장 앞에 항상 붙는 수식어는 '샐러리맨의 신화', '인수ㆍ합병(M&A)의 귀재'다. 그도 그럴 것이 쌍용중공업 전문경영인에서 돌연 회사 오너로 변신한 뒤부터 M&A를 통해 지금의 STX그룹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01년 STX그룹을 출범시킨 지 7년만에 자산기준 재계 12위(공기업 제외)의 대기업으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M&A의 귀재'로 불리는 강 회장 역시 올해 연달아 대형 M&A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대한통운의 경우 STX는 가장 높은 가격인 4조2000억원을 써냈지만 금호아시아나보다 고용승계 등 비가격 평가에서 점수를 못 받아 탈락했다.

극동빌딩 역시 인수가격 4000억원을 써내 1등을 했으나 매각처가 더 비싼 가격에 팔려고 2순위자도 우선협상자로 포함시키고 다시 입찰에 부치면서 포기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는 참여조차 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전화위복이 됐다. 운 좋게 유동성을 아낀 것이다.

한 때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여 고생도 심했지만 "현금 3조원 있는 회사가 유동성 위기라면, 유동성 위기가 안 생길 기업이 어디 있겠냐"고 항변,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STX그룹이 최근 지난해 말 인수한 'STX유럽(옛 아커야즈)'의 지분 중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여유 지분을 매각해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을 회수할 계획이다.

특히 이미 지난달 초에는 아커야즈의 프랑스 조선소인 'STX르랑스크루즈' 지분 33.3%를 프랑스 정부에 최대 4000억원을 받고 매각키로 했다.

이와 함께 강덕수 회장의 인재 중시 경영이 빛난 해였다. 강 회장은 국내에서 최근 각 기업이 경기침체를 빌미로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취소하거나 감원에 나선 것과는 달리 당초 계획대로 올 하반기에 1250여명을 뽑았다.

특히 그룹 내 주력업종인 조선과 해운 시황 침체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도 채용 규모를 유지한 것. STX는 이로써 올해에만 사상 최대 규모인 2300명을 채용, 지난해의 1620여명에 비해 42% 증가했다.

강 회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게 사회적 책무"라며 계획대로 채용할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강 회장의 해외시장, 특히 남미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남미 방문을 동행하면서도 별도의 스케줄을 추가해 강행군을 단행할 정도였다.

실제로 콜롬비아의 프란시스코 산토스 부통령을 만나 자원개발, 해상운송, 수리조선 등의 분야에서 STX그룹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브라질에서는 STX팬오션의 해운사업을 점검하고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STX유럽(옛 아커야즈) 브라질 조선소도 방문했다.

한편 강 회장은 현 경제위기를 파도타기를 하듯 헤쳐나갈 계획이다.

강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2009 STX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기업에는 파도를 타고 가는 전략이 필요할 때가 있고, 헤치고 가야 할 순간도 있으며, 몸으로 버텨낼 수 없는 파도가 몰아칠 때는 물속으로 들어가 가만히 있는 것도 방법"이라며 "매순간 파도가 어느 방향에서 몰려올지 모르는 만큼,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강덕수 회장은 올 9월말 현재 ㈜STX 지분율 11.94%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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