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건설사 PF대출 發 금융위기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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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 차례에 걸친 부동산 규제 완화 및 건설 산업 지원 대책 발표에도 주택시장 가격 하락과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여전히 부동산발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건설사 신용위험의 주요 원인은 주택수요의 급격한 위축에 따른 미분양 주택급증 현상과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PF(프로젝트파이낸싱)관련 자금부담 확대 등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두 곳인 한기평과 한신평이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의 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이 역시 PF로 인한 자금경색 우려에서다. 이에 대해 한기평 관계자는 "내년에 만기되는 ABCP가 10~ 18조원 정도인데, 규모자체가 커서 상환하기 힘들 것 같고 건설관계자들이 다시 PF대출받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며 우려했다.

2008년 6월말 현재 금융권의 PF 금융규모는 약 97조원 수준이고, PF우발채무(ABS, ABCP)의 상당부분이 예정사업장에 대한 PF로 구성됐다.

◆부동산 PF 채권 ABCP, 부실 우려는 미분양

부동산사업을 주관하는 시행사는 시공사의 지급보증을 근거로 금융기관에서 PF 대출을 받거나 분양대금을 통해 사업비용을 마련하는데, 이때 대출채권이나 분양금 현금흐름 등을 기초자산으로 기업어음을 발행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ABCP(Asset-Back Commercial Paper)다.

PF자금을 채권화한 ABCP 발행으로 인해 부동산개발은 정점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ABCP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미분양이다.

일반 ABS와는 달리 기업어음(CP) 성격을 갖고 있는 ABCP는 만기가 최장 1년으로 짧은 것이 특징. 이에 따라 부동산 호황기에는 상관없지만 부동산 불황기에는 만기가 잦게 돌아오게 돼 그만큼 건설사들의 부담도 커진다. 실제로 ABCP는 올 연말까지 5조5000억원이 만기가 돌아오며, 2009년에도 4조5000억원 규모가 만기를 맞게 된다.

하지만 약 24만가구로 추정되는 미분양으로 인해 건설사들은 분양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만기 ABCP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업체가 몇이나 될지가 의심스럽다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이에 따라 자칫하면 ABCP의 대량 부실 우려도 지적되고 있다.

LG경제 연구소 정성태 연구원은 "부동산 PF구조가 미리 공사를 한 다음 분양을 받아서 계약금을 받으면 공사대금을 메꾸는 형식인데, 메꾸는 형식을 ABCP로 했다" 며 "만약 공사가 100억 원인데 분양률이 낮아져 50억 원 밖에 들어오지 않으면 시행사가 막아야 하는 것이고, 시행사가 막지 못하면 시공사, 이어 금융회사가 책임져야 하는 구조다"라고 전했다.

그런 만큼 건설사들은 이번 신용평가 회사들의 건설사 등급 하향조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견 건설사 한 관계자는 "신용평가사 신용등급이 유지로 나왔지만 향후 ABCP만기가 도래할 경우 은행에서 어떻게 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반면 미분양에 따른 ABCP 부실 가능성을 낮춰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청약률 제로가 나와 이슈가 됐던 한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의 PF규모는 1000억 원 정도며, 12월에 돌아온 ABCP는 이미 해결한 상황"이라며 "초기 청약률 제로가 나왔을 뿐이며 아직 입주기간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청약 부진과 ABCP 상환은 별개의 문제로 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PF대출 규모

한편 전체 금융권에서의 시각은 건설업계보다 더 부정적이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1금융권 부동산 PF대출 금액은 전분기말(44조원)대비 3조9000억원 증가한 47조9000억 원으로 총 대출의 4.4% 수준이다.

또 연체율은 부동산경기 침체우려에 따른 사후관리 강화 등으로 전분기말 0.86%에 비해 0.18% 하락한 0.68%로 나타났다. 이중 해외 부동산 PF대출은 1조원으로 총 PF대출의 2.1% 수준이며 연체액은 없는 상태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PF대출액은 특성상 부동산시장이 활황이면 현금회수가 쉽지만 시장이 어려우면 회수가 쉽지 않다"며 "총 47조9000억 원에 달하는 은행권 PF대출금액은 '폭탄'으로 변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년내 만기가 돌아올 ABCP와 ABS대출 관련 금액은 약 1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조원이란 규모만 생각하면 금융권을 뒤흔들 정도로 큰 돈은 아니지만 문제는 ABCP가 3개월~1년으로 만기가 짧은 단기 채권이라는데 그 파괴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즉 ABCP는 지속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그 규모는 약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며, 현재와 같은 분양시장 침체는 ABCP 부실화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LG경제연구원 정성태 박사는 "ABCP는 공정률에 따라 돈의 투입 정도가 다른데, 실제 공사에 투입된 금액은 최소한 20조~30조 된다고 봐야 한다" 며 "만약 ABCP에 부실이 생기면 인수약정을 한 은행이나 증권사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부동산 비중이 GDP의 10%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내년 건설경기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건설 관련 부채는 국민경제 전반에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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