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우리 기업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아직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8일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우리 기업의 2009년 사업계획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들의 85.8%가 아직 내년 사업계획을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예년 같으면 이미 11월에 사업계획을 수립했겠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올해는 매우 다른 양상이다.
사업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 기업들은 ▲금융위기 등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대응방향을 정하기 어렵다(38.5%) ▲내년도 환율기준을 설정하기 어렵다(27.6%) ▲사업전망 등이 불투명해 신규 사업 추진여부를 정하기 어렵다(23.3%)고 답했다.
사업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기업은 각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자부품업체 A사는 유망분야인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사업에 진출키로 하고 관련업체를 인수할 방침이었으나 최근 시장상황이 악화돼 유상증자가 어려워지면서 사업계획을 못 세우고 있다.
또 홈네트워크 제조업체 B사는 최근 수출물량이 급감하고 은행대출도 중단되면서 보유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회사 유지에도 급급한 실정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응답기업들(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기업 포함)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방침으로 ‘감량경영’(5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하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대응’하겠다는 응답(37.8%)이나 ‘타기업 M&A 및 신규사업 확대 등 공격경영’을 하겠다(8.7%)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특히 대다수 기업들은 내년도에 올해보다 투자나 사업규모를 축소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투자의 경우 내년도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56.4%로서 축소하겠다는 응답(33.1%)보다 많았고 확대하겠다는 응답도 10.5%였다.
사업규모 역시 올해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65.1%로 축소하겠다는 응답(25.8%)보다 훨씬 많았고, 확대하겠다는 응답도 9.1%였다.
이 같은 설문결과에 대해 대한상의는 우리 기업들이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성장 동력이 더 이상 약화되지 않도록 고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라나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 가운데 62.5%가 향후 회사가 먹고 살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응답해 미래 먹거리 확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내년도에 신사업 영역이나 신제품 개발 등의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는 답변이 53.5%로 절반을 넘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에 “기업 의욕이 위축되면서 신사업을 동결하게 되면 금융위기 이후의 환경에 준비할 수 없음은 물론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 또한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의 금융위기에 대해 기업들이 극복한다는 측면과 함께 미래 수익원 확보의 호기로 활용한다는 측면의 대응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