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회사를 ATM처럼(?)", EY한영 임원의 내부 횡령 의혹…“답변 제한”

입력 2020-11-24 09:29 수정 2020-11-2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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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단속도 못하면서 남의 집 살림걱정 자격있나

▲EY한영 전경.
▲EY한영 전경.

누구보다 깨끗해야 할 국내 대형 회계법인인 EY한영의 경영지원 임원이 회삿돈을 ATM처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횡령 규모도 수십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계업계는 피감기관인 기업들이 내부회계관리 시스템 구축 등에 비용 부담을 호소할 때마다 내부직원의 탈·불법을 감시하는데 꼭 필요하다며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집안 단속도 제대로 못 하면서 남의 집 살림살이 걱정을 하는 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EY한영 경영지원본부 A 임원이 내부 횡령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규모는 작게는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까지도 전해진다. A씨는 20년 이상 다국적 기업 근무 경험을 토대로 HRㆍ재무ㆍ총무를 총괄하는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A씨는 최근 퇴사 의사를 회사에 통보했으며 인수인계를 위해 내년 1월까지 남아있을 예정이다.

EY한영 관계자는 횡령설에 대해 "답변이 제한된다"며 즉답을 피하면서 "최근 A 임원은 개인 커리어 관리 측면에서 퇴사 의사를 밝혔다"며 말을 아꼈다. 내부 조사 여부도 밝히지 않았다.

의혹은 이미 일주일 전부터 EY한영 익명 게시판(블라인드)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회계업계에선 "의혹이 풀리지 않았는데 퇴사한다고 덮을 일이냐. 회사 차원에서 내부 조사를 해야 한다", "수십억 원이라고 하는데, 한 명이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등 비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국내 빅4 회계법인인 EY한영은 의혹이 제기됐다는 사실만으로 신뢰성에 금이 갔다. 그동안 회계업계는 횡령과 부정 등을 자체 적발해내기 위해 내부회계관리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EY한영 역시 지난해 10월 `내부회계관리제도 대응 전략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국내 대형 회계법인 중에서도 내부회계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앞장서왔다.

한 상장사 IR 관계자는 "내부회계 관리시스템을 강조한 감사 기관조차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지는데, 누굴 믿고 맡길 수 있겠느냐"며 "회계업계가 말한 실효성 있는 내부회계 평가가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내부회계 관리제도'가 주는 부담감도 이번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회계업계는 ‘워킹그룹(실무회의를 진행하는 협의단)’ 조성을 통해 내부회계 관리제도 효율화에 힘쓰겠다는 입장이지만 중소기업들은 “도입은 무리”라며 난색을 표한다.

코스닥 기업은 내부회계관리 항목에서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른다. 상당수 중견·중소기업은 발 등에 불이 떨어졌다. 내부회계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내부 인프라 한계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EY한영이 중견기업 회계 담당자 1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 준비 완료된 곳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구축을 시작조차 않은 곳도 33%나 된 것으로 집계됐다.

설문에 응한 중견기업 회계 담당자들은 변경된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용 시 예상되는 어려움으로 운용인력의 부족(60%), 경영진의 인식 부족(45%), 현업 부서와의 의사소통(44%)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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