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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탈 많은 '감정원 주간 통계' 없애라

입력 2020-10-20 05:30 수정 2020-10-22 13:07

조철현 부국장 겸 부동산부장

매주 목요일 한국감정원에서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주간 시세) 자료를 배포한다. 언론은 이를 보도하기 바쁘다. 필자도 자료가 나올 때마다 별생각 없이 기사를 내보냈다. 요즘은 데스크로서 솔직히 고민이 된다. 감정원이 내놓는 아파트 주간 시세의 신뢰도 자체에 의구심이 들어서다. 요새처럼 거래가 급감한 시기에 주간 단위로 수많은 아파트 단지의 시세를 파악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하는 의문 말이다.

따로 노는 감정원 주간·월간 통계
월간 집값 상승률이 주간 4주 합친 것보다 7배 높아

그런데 얼마 전 감정원이 발표한 월간 통계(월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서 의구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감정원은 최근 한 달 동안(8월 중순~9월 중순)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0.29% 올랐다고 밝혔다. 그런데 감정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시세에 따르면 이 기간에 서울 아파트값은 4주 연속 0.01%의 미미한 상승세를 보였다. 한 달 아파트값 상승률(0.29%)이 주간 상승률을 4주 합친 것(0.04%)보다 무려 7배나 높은 것이다. 주간 상승률만 보면 서울 집값은 거의 안 오른 것 같지만, 월간 통계치론 꽤 많이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정부 기관(감정원)이 집계한 통계가 주간 단위냐 월간 단위냐에 따라 집값 변동률이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정책 홍보 수단으로 전락한 감정원 주간 통계
조사 표본 수 늘려도 민간기관의 절반도 안돼

정부는 집값 안정론을 설파할 때마다 감정원 주간 통계를 근거로 내세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부동산 정책 책임자들은 “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한 달 넘게 0.01%를 유지하고 있다”며 틈만 나면 서울 집값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눈만 뜨면 신고가 거래 소식이 들리는데도 말이다.

감정원의 주간 통계와 월간 통계에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원인은 표본 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월간 통계의 표본 수(아파트 기준)는 1만7190가구인데, 주간 통계는 9400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민간기관인 KB국민은행 표본(3만4000여가구)에 크게 못 미친다.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주간 통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조사 표본 수를 1만3720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KB의 절반도 안된다.

조사 방식도 문제다. 감정원 통계 조사는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한다. 조사원(감정원 직원)이 실거래가를 파악하고, 실거래가 없으면 주변 단지의 유사 거래 사례를 바탕으로 ‘거래 가능 금액’을 추정해 통계를 낸다. 이때 실거래가나 거래 가능 금액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이상 거래’로 간주해 통계에서 제외한다. 조사원의 주관이, 나아가 감정원의 ‘입김’이 통계에 개입할 개연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최고 거래가를 ‘이상 가격’이라고 제외하면 통계 자체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왜곡된 통계는 시장 혼란 낳고 정책 수립에 악영향
주간 통계 발표 아예 중단해야

집값 통계는 정확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아파트 시세와 시장 흐름을 제대로 알 수 있고, 또 집을 사거나 팔아야 할 시기도 가늠할 수 있지 않겠는가. 왜곡된 주간 통계는 시장 혼란을 낳고, 이를 토대로 설정하는 정부 정책 방향을 어긋나게 할 가능성이 크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간 단위 시세 조사의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애초 주간 단위로 시세 변동률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집값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민간 기업이라면 모를까 월간도 아닌 주간 아파트 시세를 국가공인 집값 통계 기관인 감정원까지 나서서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물론 주간 시세 정보를 원하는 수요가 있는 데다 이전부터 발표하던 통계를 갑자기 중단하는 것 자체가 괜한 오해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간 시세가 끼칠 해악이 크다면 통계 조사를 보완할 게 아니라 차라리 없애는 게 낫다. 대신 월별 조사로 집값 통계 시스템을 바꾸자. 국민은 엉터리 주간 통계가 아니라 조사 대상 표본도 늘리고 좀 더 실거래가에 기반을 둔 제대로 된 월간 통계를 원한다.

후배 기자들한테 감정원의 아파트 주간 시황 기사를 계속 쓰도록 해야 하나? 이제부턴 쓰지 말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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