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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대로 지키는 재정준칙으로 국가채무 줄여야

입력 2020-09-07 17:19

정부가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의 총량을 일정 수준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준칙을 이달 중 내놓는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0∼2060년 장기재정전망’을 바탕으로 재정지표 설정과 준수를 위한 준칙을 마련 중이다.

국가채무와 재정수지 적자가 주된 관리 대상일 수밖에 없다. 이 준칙은 재정건전성, 국가신인도와 직결된 사안이고, 원칙과 안정성이 흔들리면 나라의 신용이 위협받는다. 기준을 세우고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한국 경제의 치명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재정준칙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일정 범위에서 묶고, 재정수지 적자의 한도를 정해야 한다. 선진국들이 일반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이다. 기재부는 이런 원칙을 준용하되, 예외적 확장 재정을 용인하는 느슨한 기준으로 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위기를 불러오는 올해의 상황 같은 경우, 재정의 역할이 제한받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나라 재정은 벌써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정부의 재정전망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 성장률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43.5%인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45년 99%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당장 2020∼2024년 국가재정의 연평균 총지출 증가율은 5.7%인데 총수입 증가율이 3.5%에 그친다. 코앞의 2022년 국가채무는 1000조 원을 넘고, GDP 비율도 50.9%에 이른다.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에 이미 적신호가 켜져 있는 상태다. 여건에 맞는 재정준칙을 세우고, 신규 의무지출을 도입할 경우의 재원확보 방안이 구체화되어야 한다. 나라빚을 늘리면 채무를 갚을 방안도 제시돼야 한다. 재정준칙과 관련, 독일의 사례가 많이 거론된다. 독일은 2009년 헌법개정을 통해 재정수지 적자가 GDP 대비 0.35%를 넘지 못하게 했다. 올해 우리의 나라살림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5.4%에 이른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최근 국가채무비율 급등을 우려하면서, 채무비율이 늘어난 다음 해 반드시 재정수지의 흑자를 유지해 재정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으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재정의 복지분야 의무지출만 늘어나고 세금수입 전망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재량지출과 달리 줄일 수도 없는 재정 부담의 가중이다. 국민연금 등 4대 공적 연금 지출을 비롯해, 기초생활 보장과 건강보험 급여 등이 급증한다.

과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40%를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으로 삼았지만 지금 완전히 무너진 상태다. 나랏빚 증가는 다음 정부와 미래 세대의 심각한 짐이다. 더 이상 빚을 늘리지 않고 국가채무를 줄일 수 있는 재정준칙을 확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준칙이라면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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