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한 토막] 무더위와 불더위

입력 2020-07-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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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라 편집부 교열팀 차장

초복(初伏)을 지나 중복(中伏)을 향하는 무더운 날의 연속이다.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은 물론 습도 또한 높다. 찌는 듯한 더위는 밤에도 이어져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날이 많다.

높은 온도와 습도 때문에 찌는 것처럼 견디기 힘든 더위를 이르는 말이 있다. ‘무더위’다. ‘물 + 더위’가 무더위로 변했다는 주장과 중세국어에서 무더위가 ‘蒸暑(증서)’와 대응 관계에 있으므로 ‘무’가 ‘찌다’는 의미라는 주장이 무더위에 대한 전문가들의 어원 근거이고 보면 습도와 관련 깊은 단어임이 분명하다. 무더위와 비슷한 의미로, ‘찜통더위’와 ‘가마솥더위’가 있다. 찜통더위는 뜨거운 김을 쏘는 것같이 무척 무더운 여름철의 기운을 뜻한다. 가마솥더위는 가마솥을 달굴 때의 아주 뜨거운 기운처럼 몹시 더운 날씨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찜통더위와 가마솥더위, 둘 다 정의에서 알 수 있듯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도 매우 높은 상태의 더위를 의미한다.

이와 비교해서 햇볕이 몹시 뜨겁게 내리쬐지만 습도는 그리 높지 않을 때 이르는 말이 있다. ‘불더위’다. ‘불볕더위’ ‘땡볕 더위’라고도 한다. 불더위 때는 강하게 내리쬐는 볕으로 인해 피부가 따갑고 견디기 힘들지만, 습도는 높지 않아 볕만 피하면 시원하게 느껴진다. 또 여름철 가뭄으로 더 덥게 느끼지는 더위는 ‘가뭄더위’라고 한다. 마른 더위 중에서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고 여러 날 볕만 계속 내리쬐는 심한 더위는 ‘강더위’다. 강더위의 ‘강’은 ‘마른’ 또는 ‘물기가 없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다.

그 밖에도 첫여름부터 일찍 오는 더위는 ‘일더위’, 여름이 다 가도록 가시지 않는 더위는 ‘늦더위’다. 삼복(三伏) 기간의 몹시 심한 더위는 ‘삼복더위’ ‘복(伏)더위’다. 한창 심한 더위를 이르는 말인 ‘한더위’, 몹시 심한 더위를 뜻하는 ‘된더위’도 있다.

이와 같이 더위는 날씨나 상황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다. 요즘처럼 장마 기간에 찾아오는 더위는 습도가 높으므로 ‘무더위’, 여러 날 비가 오지 않고 볕만 계속 내리쬐면 ‘불더위’다. 무더위가 지나가면 불더위가 본격적으로 찾아온다. 올여름도 더위 들지 않고 시원한 가을을 맞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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