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자금세탁 통로 됐나....껍데기 회사에 3200억 ‘들락날락’

입력 2020-06-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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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
(사진= 연합.)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에서 모집한 자금이 복수의 코스닥 상장사로 흘러간 정황이 나오면서, 옵티머스 펀드가 자금세탁 통로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는 애초 설명과 달리 대부업체 등 5개 회사의 채권을 자산에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당수 업체는 옵티머스 사태 핵심 관계짜인 이모 씨가 대표로 재직하는 회사였다.

옵티머스 자금을 받은 회사 가운데 하나인 대부디케이에이엠씨(이하 대부디케이)는 옵티머스 펀드에 지난해 말 기준 499억 원 규모 사채를 발행했다. 또하나 주목할 기업이 나오는데 대부디케이를 통해 무려 32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흘러간 ‘트러스트올’이란 회사다.

트러스트올은 2018년 말 기준 대부디케이로부터 1056억 원을 빌린 상태에서, 지난 한 해 동안 2212억 원을 더 빌려 3268억 원이 입금됐다. 이는 옵티머스 펀드 전체 규모로 알려진 8000억 원(3000억 원 상환) 대비 40%에 달하는 금액이다. 빌린 돈은 2548억 원을 상환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720억 원만 남은 상태다.

대부디케이와 트러스트올 간의 이 같은 자금 흐름은 옵티머스 펀드의 만기가 6개월 수준으로 짧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흘러간 ‘흔적’인 셈이다.

트러스트올은 2018년 4월 등기된, 사실상 껍데기 회사다. 2018년 말 기준 자산은 1224억 원으로, 자본금 5000만 원을 제외하고 모두가 부채다. 매출도 없으며, 설립 당시 입사한 직원도 대부분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금융 전문가들은 거액의 자금이 투입됐을 뿐만 아니라, ‘회수’가 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스닥 상장사로 흘러 들어간 자금 중 일부는 특정 투자자가 자신의 이름을 숨기는데 옵티머스를 이용했다고 분석한다.

실제 이 같은 정황은 지난해 해덕파워웨이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도 언급됐다. 해덕파워웨이의 현재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엘브이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통해 “새로운 최대주주 화성산업은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등기임원 윤 모/고문 박모 씨와 관련이 있는 회사”라며 “옵티머스 자산운용에는 해덕파워웨이의 운용자금이 신탁돼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주장이 사실이라면 해덕파워웨이 자금이 옵티머스 꼬리표를 달고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하는 데 쓰인다는 얘기다. 이는 사실상 무자본 M&A란 주장이다. 해당 의결권 대리행사에서 언급된 박 모씨는 기업사냥꾼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로, 지난해 벌어진 살인사건의 피해자다.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다른 회사 관계자는 “옵티머스로부터 200억 원가량이 들어왔던 것은 맞다”면서도 “FI(재무적 투자자) 자금으로 알고 있다. (회사 측이) 모두 상환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자금 세탁’을 통해 쌓인 실적은 ‘판매 실적’으로 둔갑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옵티머스가 사실상 명의만 빌려준 상황에서 이를 실적(트랙레코드)으로 증권사에 판매를 요청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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