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美대선] 코로나에도 유세 강행한 트럼프...텅 빈 행사장에 조바심

입력 2020-06-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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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털사 BOK센터에서 대선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평소 같으면 유세 집회는 지지자들로 차고 넘치는데 이날 유세에는 빈자리가 태반이다. 털사/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털사 BOK센터에서 대선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평소 같으면 유세 집회는 지지자들로 차고 넘치는데 이날 유세에는 빈자리가 태반이다. 털사/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남부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3개월 만에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 등에 대한 대응을 놓고 비난 여론이 거센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유세의 본격 재개로 반전을 노렸으나 평소 지지자들로 꽉 차던 행사장에 빈자리가 많아 오히려 재선에 대한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평가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19일로 예정했던 오클라호마 털사 유세 집회를 하루 늦춰 20일 개최했다. 미국에서는 남북전쟁에서 남부 텍사스가 함락된 1865년 6월 19일을 노예제도가 끝난 기념일로 지내는데, 트럼프가 이날을 유세일로 잡자 민주당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집회는 실망스러웠다. 평소 같으면 지지자들로 빈 틈이 없었을 행사장에 빈자리가 많았던 데다 2층은 아예 텅텅 비었기 때문이다. 유세 집회가 열린 털사 BOK센터는 약 1만9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심지어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할 지지자들을 배려해 준비한 외부 특설 무대는 사용해보지도 못하고 철거해야 했다. 반전 공세에 불안을 남기는 결과가 된 셈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 뉴스 언론이 집회에 가지 말라고 보도했다”고 볼 멘 소리를 하면서 “당신들은 전사다”라고 참가자들을 치켜세웠다. 참가자들이 적은 이유를 언론 탓으로 돌린 것이다.

여기에는 대선이 5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패배할까 봐 초조해하는 트럼프의 조바심이 묻어난다. 트럼프는 미국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라이벌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주자에 뒤지고 있다. 미국 정치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19일 현재) 조사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은 50.1%로 트럼프(41.3%)를 크게 웃돌고 있다. 지지율 격차는 올해 들어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응 실수뿐 아니라 흑인 폭행 사망 항의 시위에 대한 무력 대응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날 유세 연설에서 트럼프는 바이든 비판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흑인 사망 항의 시위에 미군을 투입한 데 대한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바이든이 통치하는 미국은 법을 준수하는 시민보다 폭도와 약탈자의 권리를 지킨다”고 단언했다.

또 코로나19로부터의 경제 회생은 자신이 적임자라 인상 지으려고 “바이든은 극좌의 꼭두각시”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또 “바이든은 중국이 반대하는 것은 아무것도 하려 들지 않는다”라며 대중 정책이 바이든의 약점이라고 꼬집었다.

▲20일 오클라호마 털사 유세를 마치고 밤 늦게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걷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20일 오클라호마 털사 유세를 마치고 밤 늦게 백악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걷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트럼프 진영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초만 해도 2차 대전 이후 최장의 호황과 탄탄한 고용으로 재선에 대해선 낙관론이 우세했다. 지지자들은 경제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트럼프의 돌발적인 언행에도 눈을 감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온다. 여론조사회사 PRRI에 따르면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비대졸 백인 지지율은 3월 66%에서 5월에는 47%로 급락했다. 기독교 복음주의 신자들의 지지율도 77%에서 62%로 떨어졌다.

승패를 좌우하는 중서부 미시간 등 격전 주에서의 지지율에서 바이든에 뒤처진 것도 불안 요소다. 이들 주에서 고용이 호전되면 트럼프에게는 순풍으로 작용하지만, 5월 시점에 미시간 이외 서부 네바다, 남부 플로리다, 중서부 오하이오의 실업률이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민주당 내에는 트럼프가 재선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는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얼마 전 바이든은 트럼프가 선거 결과에 트집을 잡고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4월에는 11월 3일 투·개표인 대선일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선 연기는 쉽지 않다. 미 합중국 헌법은 대통령 선거 일정을 정할 권한은 의회에 있다고 명시하고 있고, 연방법은 투표일을 11월 첫째 주 월요일의 다음 화요일로 규정하고 있다. 의회가 법 개정에 따라 투표일을 변경할 수는 있지만,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하원이 트럼프 의향에 따라 일정 변경을 통과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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