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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속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작음의 미학’

입력 2020-05-20 18:03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사람의 눈은 간사하다. 화질이 좋고, 화면이 큰 TV에 익숙해지면 역진(逆進)하려 하지 않는다. 거실 크기가 동일해도 갈수록 대화면·고화질 TV를 찾는 이유다. 이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 동력이 된다.

현재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LCD(액정표시장치) 영역을 잠식하며 프리미엄 디스플레이로 자리 잡고 있다. OLED는 구조적으로 BLU(Back Light Unit)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벽지처럼 얇으면서 패널에서 직접 사운드가 나오도록 구현할 수 있다. 다만, 유기물 소재이기 때문에 번인 현상과 수명 문제가 태생적으로 따라 다닌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서 마이크로LED, QD-OLED, QNED가 경합할 것이다.

이 중에서 마이크로LED가 빠른 흐름을 타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말 그대로 10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초소형 LED이다. 마이크로LED가 직접 레드, 그린, 블루의 세부 화소로 쓰인다. 기존 LCD TV는 BLU로서 50개 미만의 LED가 탑재되지만, 마이크로LED TV는 4K 해상도 기준으로 무려 2400만 개가 탑재된다. 8K 해상도를 구현하려면 1억 개가 필요하다. 스케일이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의미다. 당연한 의문이 생길 텐데, 원가가 매우 비쌀 수밖에 없고, 2400만 개의 LED를 기판에 옮겨 심는 게 엄청나게 어려운 기술일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제작한 145인치 마이크로LED TV ‘더 월(The Wall)’의 판가는 40만 달러로 거론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LED의 장점이 뚜렷하다. 휘도, 색 영역, 색재현성, 응답속도, 전력효율, 신뢰도 등 디스플레이로서 갖춰야 할 모든 성능이 뛰어나다. LED가 무기재료이기 때문에 열과 습도에서 안정적이고, OLED의 단점인 수명과 내구성을 극복할 수 있다.

디바이스별로 보면,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기기는 배터리가 쉽게 방전된다는 것이 큰 불편이기 때문에 마이크로LED의 저전력 기술이 돋보일 것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위한 머리 착용 디스플레이(HMD)는 해상도가 낮아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게 문제이기 때문에 마이크로LED의 고해상도 및 야외 시인성이 돋보일 것이다. TV는 OLED가 접근하기 어려운 초대형 시장에서 잠재력이 클 것이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대표적으로 LED를 기판에 옮기는 전사(Transfer) 기술이다. 예컨대 1초에 한 번씩 1000개의 LED를 옮긴다고 가정하면, 4K TV 1대당 6시간 4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난센스처럼 들린다. 또 다른 문제로 결함 이슈도 중요하다. 칩 제조, 전사, 기타 공정이 이상적이어서 전체 공정의 수율이 99.99%에 도달했다고 가정해도 4K TV 1대당 2488개의 불량 칩이 발생한다. 이것도 난센스처럼 들린다. 하지만 뜻이 있으면 길이 있는 법이다. 대량, 고속 전사를 위한 픽앤드플레이스(Pick-and-Place) 기술이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최적의 솔루션을 찾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B2B 상업용 시장에서 먼저 개화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가격 민감도가 덜한 초대형 공공 디스플레이, 디지털 월, 디지털 사이니지 등에서는 마이크로LED의 성능과 기능이 돋보일 것이다. 소비자 제품 중에서는 스마트워치에서 가장 빠르게 침투할 것이다.

다음 기술로서 QD-OLED와 QNED의 차이는 발광원을 블루 OLED로 하느냐 초미세 블루 LED로 하느냐에 있다. 역시 LED가 무기물이기 때문에 수명이 길고, 번인 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

QNED는 마이크로보다 더욱 작은 나노LED를 채택하고, 전사 방식이 아니라 잉크젯 기술로 인쇄하는 것이 특징이다. 페인트 칠에 비유할 수 있다. 양산성이 검증된다면 값비싼 진공 증착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LED 장착 수량이 대폭 감소하며, 원가가 저렴한 블루 LED만 사용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QNED가 성공하려면 나노LED의 소재 성분이 충분히 검증돼야 하고, 잉크젯 노즐의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방향을 정리해 봤다. 디스플레이 역사가 말해주듯 장점이 명확하다면, 그다음은 기술 최적화와 수율, 원가의 싸움이다. 한국의 LED, 디스플레이, TV 산업은 중국 업체들과 기술 격차를 벌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일 것이다. LED가 마이크로를 거쳐 나노 크기까지 작아질수록 기술적 장벽이 높아지면서 디스플레이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작음의 미학’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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