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 병상 한계에 병원선 도입 검토....日조선업계, 수주 가뭄 해소될까

입력 2020-05-05 13:35 수정 2020-05-0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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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긴급 투입됐던 미국 해군의 병원선 ‘컴포트’호가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을 떠나기 전 선착장에 정박해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긴급 투입됐던 미국 해군의 병원선 ‘컴포트’호가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을 떠나기 전 선착장에 정박해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선박 수주난으로 고전하던 일본 조선업계에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병상 부족이 현실화하자 정부가 수 십 년 전부터 검토만 해오던 병원선 도입을 본격 추진키로 한 것이다. 각 업체는 대형 선박 수주가 메마른 상황에서 병원선 수주라도 따내 보릿고개를 넘겨보겠다고 치열한 물밑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내각부와 국토교통성, 후생노동성이 추진하는 ‘병원선 프로젝트’에 일본 2위 조선사인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와 페리에 강한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미쓰이E&S홀딩스 등 대형 조선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4월 30일 통과된 2020년도 추가경정예산에서 병원선 도입에 대한 조사비를 따로 배정했다. 정부가 그리는 병원선은 총 길이 200m, 폭 20m 이상의 장거리 페리급이다. 여기에는 250개의 병상과 헬리콥터, 구조에 쓰이는 호버크래프트도 갖추기로 하는 등 건조 비용은 250억~300억 엔(약 2867억~3441억 원)으로 잡았다. 정부는 내년 3월 끝나는 2020회계연도 안에 병원선 설계를 마치고 2022년 안에 준공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1척당 수주액은 대형 유조선 3척 분, 철광석 등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 5척 분에 해당한다.

신문은 병원선 도입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면서도 현실화하기만 하면 매우 치열한 수주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정된 수요이긴 하지만, 일감이 적은 시기인 만큼 대부분의 조선업체가 흥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선은 전쟁 중 부상자 간호를 위해 쓰이던 군사선에서 비롯됐다. 육상 병원의 부담을 줄여주고, 해상 이동을 통해 피해지 부근에 빨리 닿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일본에서는 1990년 걸프전을 계기로 병원선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도입이 검토됐지만 평상시 운용 형태와 유지비 문제 등을 이유로 실현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육상 의료시설의 병상이 부족해지면서 다시금 의제로 떠올랐다.

병원선은 벌크선이나 컨테이너선처럼 대량으로 수주할 수 있는 성격의 선박이 아니다. 그럼에도 일본 조선업체들이 기대를 거는 건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전무후무한 불황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중국과 한국에서는 대규모 통합으로 거대 조선회사가 잇따라 탄생했고, 특히 한국에서는 정부가 조선업체에 금융지원을 쏟아부으면서 일본 기업들과의 격차를 벌렸다.

올해 3월 말 시점, 일본의 수출 선박 수주 공사량은 1740만총t으로 20년 만의 최저 수준이었다. 설상가상,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조선국제박람회가 잇따라 중단되며 해외 선주들과 마주할 기회도 놓쳤다.

이에 위기감이 극에 달한 일본 조선업계에서는 1위 이마바리조선과 2위 JMU가 3월 하순에 자본제휴를 맺는 등 업계 재편이 가속화하고 있다. 대기업끼리 뭉치는 ‘올 재팬 구상’으로 중국과 한국 기업들에 맞서자는 것이다.

다만, 병원선이 현재의 수주 가뭄을 극복할 완벽한 돌파구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병원선은 의료 시설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내장에 드는 비용이 얼마나 들지 모른다. 업계 일각에서는 “기능을 어느 정도까지 할지에 따라 설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채산성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그럼에도 각 사가 병원선 수주에 군침을 흘리는 건 그만큼 심각한 업계의 불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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