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미의 소비자 세상] 코로나가 부른 ‘착한 소비’를 쓰레기 줄이기 실천으로

입력 2020-04-21 18:10 수정 2020-04-2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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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 이후 3개월여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당장 그리고 차차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겼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대신 온라인에서 쇼핑하고, 영화관 대신 스트리밍과 VOD로 영화를 보는 소비자가 증가했다. 나이에 관계없이 비대면 거래와 온라인의 편리성을 체감하게 됐고 익숙해졌다.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마트, 편의점 등 대기업 유통업체들은 배달 서비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는 달리, 거리 곳곳의 가게들엔 손님들 발길이 끊기다시피 해 주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매출 하락을 견디지 못해 ‘폐업’, ‘매장 정리’라고 써붙인 식당, 옷가게, 꽃가게 등 자영업자 매장이 즐비하다.

그렇다고 어두운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한 ‘착한 소비’운동이 점차 확산해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

유동인구 감소로 어려워진 골목 식당가를 돕기 위해 소비자들은 선결제에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학교급식 납품 중단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공공기관·대기업 등과 연계해 농산물 구매 캠페인에 발벗고 나섰다. 그런데 ‘착한 소비’운동과 관련해서는 아쉬운 점도 있다. 특히 일반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소비하도록 권장하는 농산물 구매 캠페인은 제로섬 게임에 그칠 뿐이어서다. 끼니 때마다 먹을 수 있는 음식물 양은 제한적이고, 이렇게 농산물을 구입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평소 구입하던 유통경로에서 농산물 구입을 중단하게 된다. 코로나19 사태로 학교 급식 납품 농가는 매출이 하락했지만, 대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할 학생들의 식사를 위한 또 다른 농가의 농산물은 소비가 이뤄지고 있었다.

따라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은 평소 가격 부담 때문에 신선한 농산물을 많이 섭취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가구나 사회복지시설에 자신들이 구입한 농산물을 기부하는 것이 전체 농산물 소비를 훨씬 더 늘리는 방법이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일 폭증하고 있는 쓰레기 문제 해결에도 착한 소비자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4·15 총선 때 필자가 사는 동네의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가운데 장갑을 챙겨온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환경단체들이 이번 선거 때 사용될 비닐장갑 양이 63빌딩 7개 높이만큼 될 거라며 개인 장갑을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펼쳤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환경보호라는 전 세계적 어젠다가 코로나19 앞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1회용 마스크를 비롯해 택배, 배달 음식, 테이크아웃 음료 주문이 크게 늘어나 1회용 제품 쓰레기가 양산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무대책이다. 커피숍에서 나오는 재활용 쓰레기 양도 늘었다. 커피숍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 규제가 코로나19로 일시 허용됐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하고 개인 컵 이용을 장려했던 스타벅스도 코로나19 이후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비중이 50%를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택근무와 ‘집콕’ 생활로 온라인 쇼핑과 식품 및 식재료 배송이 늘면서 ‘과포장’으로 눈총 받던 아이스팩 등 일회용 쓰레기들에도 관대해지는 분위기다. 재활용 일회용품의 경우 사용한 뒤 깨끗하게 분리배출하더라도 지금으로선 해결책이 못 된다.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함에 따라 재활용 쓰레기 단가가 폭락하고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각국이 교류를 줄이는 바람에 수출길이 막히게 됐다.

갈 길을 잃은 재활용 일회용품은 더욱 넘쳐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활용품 수거업체들이 수익 하락으로 수거를 거부해 자칫 ‘폐지·폐플라스틱 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환경부가 최근 재활용품 처리업체를 지원하는 안정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코로나가 몰고온 환경재앙을 조금이라도 해결하려면 소비자 각자가 불편하더라도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등 가능하면 쓰레기를 줄이는 생활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소비하고 먹고 마시고 버리다가는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맞게 되지 않을까? 후세를 위해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도록 한국 소비자들이 친환경 생활로 ‘착한 소비’를 이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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