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실시간 수업 '언감생심'…교사들 “EBS 강의 중심”

입력 2020-04-07 13:55 수정 2020-04-0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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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부족, 경험 차이…단방향 수업 선택, 교육의 질 포기

▲코로나19 여파로 교육부가 내달 9일부터 고3·중3 학생들을 시작으로 단계적 원격수업을 토대로 한 '온라인 개학'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31일 오후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교육부가 내달 9일부터 고3·중3 학생들을 시작으로 단계적 원격수업을 토대로 한 '온라인 개학'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31일 오후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이달 9일 중3·고3 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는 가운데 원격 수업은 사실상 쌍방향이 아닌 EBS 강의 등을 활용한 단방향 수업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5일 교육 현장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의 고등학교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고3의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EBS 클래스'를 활용한 단방향 동영상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 방식을 △실시간 '쌍방향 수업' △동영상 강의 등을 통한 '단방향 수업' △과제형 수업 등 크게 세 가지를 권고했다.

이 중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다. 교사가 화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학생들도 이에 참여하며 채팅 등을 통해 질문을 주고받는 것이다. 교사는 자신의 화면에 나온 학생들을 지켜보며 수업 태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등 소통이 가능하다.

반면 단방향 수업이나 과제형 수업은 전형적인 '주입식' 방식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선 극히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 인프라 미흡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단방향 수업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부장(대화고 진로상담부장)은 “온라인 수업에 대비해 상당수 고3 교사들이 원격 수업으로 대표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아닌 EBS 강의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 기간 학습역량을 키우기보다는 출석 관리, 정보 전달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최 부장은 “5월 초께 원격 수업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한 달여 동안 학업 향상을 이끈다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올해의 수업 방향과 지침, 출결 관리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교육의 질을 포기하고 단방향 수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학교마다 정보기술(IT) 인프라나 경험 차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조만기 판곡고 부장은 “정부의 디지털 교육 관련 선도사업에 선정돼 인프라를 구축해 온 소수 학교를 제외하면 온라인 수업 경험이 없다”며 “교육당국은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실시간 강의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충분한 인프라와 경험이 없는 학교들은 단방향 강의를 결정한 곳이 많다”고 말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교육당국이 준비 기간을 촉박하게 주는 등 사실상 일선 학교와 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떠밀어버린 상황에서 내놓은 최선의 대책”이라고 토로했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도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교사들도 처음 접하는 온라인 개학과 수업이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애초 기대했던 온라인 수업의 모습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소영 정시확대전국학부모모임 대표는 “교육당국이 시연한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대부분 학교가 진행하는 줄 알았다”며 “자체 녹화도 아닌 기존의 EBS 수능특강을 듣는 수준이라면 굳이 온라인 개학을 해 정규 수업을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이처럼 준비가 미흡한 온라인 수업은 곧 사교육 시장의 탄탄한 유명 강사의 온라인 강의와 더욱 비교될 것"이라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은 결국 비대면 수업 기간 사교육을 택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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