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쥐어짜는 조정… 험난한 바닥찾기

입력 2008-10-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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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코스피시장이 글로벌 증시의 거센 급락물살에 휩쓸리며 1300선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7일)는 연준의 기업어음매입 방침과 각국의 금리인하 공조 움직임, 반발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개장초 오름세를 타기도 했으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부실자산 상각을 위해 보통주 100억달러를 발행하기로 했다는 발표에 신용위기 불안감이 다시금 증폭되면서 주요지수가 5%대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뉴욕증시의 폭락 소식에 위축돼 갭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일본 등 아시아증시의 낙폭이 커지면서 오후들어 꾸준히 낙폭을 확대, 1300선마저 붕괴됐습니다.

나스닥선물까지 약세를 기록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가운데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79.41p(5.81%) 내린 1286.69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금융불안감이 지속되면서 달러 품귀현상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4거래일 연속 상승, 전일대비 66.90원 폭등한 1395.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은 10년 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62억원, 814억원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개인만이 1543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저가매수로 대응했습니다. 손절매 자제를 결의한 투신은 이날 173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증시하락을 주도했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822억원)를 중심으로 347억원 순매도를 나타냈습니다.

전일 낙폭을 줄이며 반등을 타진하던 아시아증시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공포감에 동반 폭락했습니다.

일본증시는 엔화강세로 해외시장의 입지가 좁아진 수출주들이 하락을 주도한 가운데 닛케이지수가 9.38%나 추락하며 21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인도네시아 증시는 장중 하락률이 10%를 넘어서자 거래를 중단했습니다.

2000선 지지와 부양책 마련 기대로 낙폭이 그나마 제한된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3.04% 떨어졌고, 가권(-5.76%), 싱가포르(-6.37%), 항셍(-8.17%) 지수 등 아시아증시들이 일제히 내렸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통신•수출株 지수 방어

전업종이 내린 가운데 경기방어주 성격의 통신주와 일부 시총상위 IT주, 자동차주들이 선전하며 지수 낙폭을 줄이는데 기여했습니다.

삼성전자(-0.56%)와 LG전자(-1.88%), 현대차(-1.66%) 등의 대표 수출주와 SK텔레콤(-0.46%)은 등락끝에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으나 장중 모두 플러스를 기록하며 돋보이는 견조함을 보였습니다.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워온 두산, 금호아시아나 그룹주들이 유동성 우려감에 폭락했습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이 나란히 하한가에 진입했고, 금호석유(하한가), 금호산업(-14.29%), 아시아나항공(-9.27%), 대우건설(-8.49%) 등의 금호아시아나그룹 주력사들이 동반 급락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세계증시의 도미노 급락으로 심리적 공황이 연출되면서 우량주 비우량주 할 것없이 투매가 나타났습니다.

현대제철, 대림산업, 하이닉스, 효성, 동국제강, SKC, 대한전선, STX엔진, 대한해운 등 우량주로 꼽히던 종목들이 추풍낙엽처럼 가격제한폭까지 주저앉았고, 삼성중공업(-14.70%), SK케미칼(-14.67%), 부광약품(-14.49%), 한화(-13.81%), 한진해운(-13.40%), 기업은행(-13.09%) 등 대부분의 옐로칩들이 폭락했습니다.

업종별로는 기계(-13.24%), 건설(-8.59%), 의료정밀(-8.30%), 화학(-7.95%), 철강금속(-7.72%), 증권(-7.46%) 업종의 낙폭이 컸고, 통신(-1.12%), 전기전자(-3.00%), 전기가스(-3.52%) 업종이 그나마 견조한 흐름이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대거 폭락한 코스닥시장은 코스피에 비해 더 열악했습니다. 코스닥지수는 7.58% 급락하며 약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대장주 NHN이 9.16% 떨어지며 6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고, 하나로텔레콤(-11.29%), 태웅(-12.03%), 서울반도체(하한가), 소디프신소재(-11.18%), 성광벤드(-10.58%), 코미팜(-13.06%) 등 주요 시총상위주들이 동반 폭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960개종목(하한가 151개 포함)이 내렸고, 56개 종목만이 올랐습니다.

쥐어짜는 조정..不信의 시대

단기간에 글로벌 증시가 과도한 수준으로 빠지면서 뉴욕증시의 기술적 반등이 예견됐으나, 반등이 기대되는 시점에 반등에 실패하자 실망매물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증시가 속절없이 흘러내리는 양상입니다.

마지막 한방울의 희망까지도 쥐어짜는 피말리는 조정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백약이 무효..不信의 시대"라는 말이 실감나게 정부의 정책들이 시장에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습니다.

고성장을 구가하던 아이슬란드는 미국발 금융 위기 충격으로 첫 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해 러시아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홍콩은 기준금리인 할인율을 100bp 인하하기로 전격 결정했습니다.

세계 금융시장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각국의 금융당국들이 금융위기 충격을 완화하고자 공조체제를 구축하며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은터라 정책효과는 거의 손에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전일 100bp의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호주증시는 하루만에 5% 급락세로 돌변했습니다.

잘나가던 이머징마켓들의 성장 거품이 꺼지고 글로벌 신용위기 확산 분위기 속에 이머징마켓의 취약한 금융시스템까지 노출되면서 세계증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듯합니다.

위기감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면서 불신의 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용 그자체'라 할 수 있는 은행들도 제코가 석자라 상대은행을 믿지못해 콜자금을 빌려주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은행에서 사용되는 용어중 '여신(與信)'이 있습니다. 이는 신용을 빌려준다는 말로 쉽게말하면 대출입니다.

은행의 여신은 최고의 신용인 현금을 빌려주는 것외에 은행의 지급보증(L/C 등)도 포함됩니다. 신용도가 높은 은행이 보증을 서면 현금과 다를 바 없다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상대은행을 믿지 못해 콜시장에 자금이 경색되고, 은행간 대출 기준금리인 '리보금리'는 연일 치솟고 있습니다.

세계 금융시장이 얼마나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지를 9월 이후 LIBOR(3개월) 금리의 상승기울기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은행간 거래가 이정도면 민간을 상대로하는 금융시장은 얼마나 위축돼 있을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외국인 무차별 유동성 확보전, 투신사 펀드런 대비 매도공세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하면서 외국인들은 주가 급락에 환차손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아래 KOSPI 달러환산 차트를 보시면 외국인들이 최근들어 느끼는 지수의 하락강도는 원화 코스피 차트에 비해 훨씬 가파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외국인들이 매도를 지속하는데는 향후 원/달러 환율이 더 올라 환차손이 커질 수 있다는 불안감외에 "돈되는 건 다 판다"는 식의 유동성 확보전략이 반영돼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들의 수급이 쉽사리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매도자제를 결의한 투신사들은 펀드런(대규모 환매 집중)에 대비하기 위해, 일부는 이미 접수된 환매신청에 대응코자 물량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글로벌증시의 거대한 하락물결을 연기금도 거스를 수 없다고 보면, 개인만이 사들이고 있는 내부 수급에 기대를 걸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환율 급등에 따른 수출경쟁력 제고, 즉 환율모멘텀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LG전자, 경기방어주인 SK텔레콤 정도가 사활을 건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해외증시의 안정없이 국내증시를 사수하기란 무리입니다.

요컨대, 증시는 이미 기술적 분석의 범주를 벗어나 있는 상태입니다. 제반 지표들이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고 단기바닥이라는 암묵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패닉과 도미노 급락으로 점철돼온 글로벌증시는 반등할 체력조차 갖추지 못한 채 기진맥진한 모습입니다.

비이성적 급락이 지속되고 투자자들의 항복선언이 속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단기 바닥은 멀지 않았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여전한 신용불안 속에서 '실물경제 악화'라는 비중있는 악재가 머리를 들기 시작한 상황이라 증시가 眞바닥을 확인하고 투자심리가 현저히 개선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증시의 신저가 경신과 함께 바닥이 열려 있는 상황이므로 단기 관점에서는 여전히 보수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멀리보면, 현재보다 낮은 가격으로 우량주를 매수하기란 (역사적 밸류에이션과 극도의 두려움을 감안시) 분명 쉽지 않을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가장 좋아보일 때가 가장 위험한 시점이고 가장 안좋아 보일 때가 가장 매력적인 시점이다" - 프랭크 J. 윌리엄스 –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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