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공공의 적?’

입력 2008-09-18 13:33 수정 2008-09-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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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판매 은행, ‘속 타기는 우리도 마찬가지’

정치권, 금융당국 현황을 밝혀야 대책을 세우지

미국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반등하자 통화옵션 상품인‘키코(KIKO)'발 연쇄부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키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은행들을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지만 은행들 역시 키코로 연쇄부도시 그 손해를 모두 떠 앉게 돼 있어 속이 타기는 기업들과 마찬가지이다.

기업들은 물론 은행들도 정치권에서 나서서 해결해 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치권에서는 금감원이 전체 통계나 현황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대책을 세우지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키코發 연쇄부도 현실화되나

지난 17일 코스닥 상장사 태산엘시디는 키코 가입 이후 손실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면서 결국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영업이익이 파생상품 거래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도산한 것으로 지난해 매출 6343억원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3441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을 거둔 중견 기업이다.

그러나 환율 급등으로 올 상반기에만 자기자본의 129.1%에 달하는 806억원의 키코 거래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파생상품 손실이 자기자본 대비 30%를 넘는 코스닥 상장사는 총 11개사다.

성진지오텍의 경우 올 상반기 파생상품 손실이 1448억원으로 자기자본(1605억원) 대비 90%에 달한다. 선우ST는 상반기에만 자기자본의 37.34%인 271억원을 파생상품 손실을 봤으며 STX엔진도 상반기 파생상품 손실이 933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IDH는 상반기 파생상품 손실로 이미 자기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고 에스에이엠티는 상반기 파생상품 손실이 803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97.76%에 이르렀다.

또 디에스엘시디는 상반기 파생상품 손실이 516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44.96%, 심텍은 파생상품 손실이 493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40.4%에 달했다.이 밖에 코맥스, 재영솔루텍, 제이브이엠 등도 상반기 파생상품 손실이 자기자본 대비 30%를 넘었다.

◆ 정치권ㆍ기업ㆍ은행“금감원 협조가 절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들이 은행과 맺은 키코 계약잔액은 올 6월말 기준 101억달러(10여조원)로 키코로 인한 기업 손실은 1조4781억원(실현손실 5103억원, 평가손실 967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6월말 원·달러(1046원) 기준으로 이달 17일 환율(1116원)을 감안하면 평가손실이 두 달이 조금 넘는 동안 7000여억원이 급증한 것이다.

중소업체들은 공동 대책위를 구성해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등 14개 은행을 상대로 불완전 판매에 따른 키코계약은 무효라며 소송을 준비중이다.

해당 기업들의 거센 항의와 사회적인 비판까지 받고 있는 은행들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키코 계약 업체들이 부도가 날 경우 그 손실액은 은행들이 다 떠 앉아야한다”며 “은행들도 말은 못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기업들이 환차손으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명박 정부의 환율정책 실패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한 손실을 기업들이 보고 있는 것이므로 추가예산을 편성하거나 수출보험공사에 증자를 통한 손실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의원은 이어 “정부 대책이 있으려면 피해현황이 파악돼야하는데 금감원이 피해조사 자료나 자세한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금감원의 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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