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한강신도시 미분양에 주택시장 위기감 확산

입력 2008-09-09 08:40 수정 2008-09-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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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시장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주 청약을 시작한 우남건설의 김포한강신도시가 3순위 합계 0.6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주택업계의 위기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우량중의 우량'으로 꼽혔던 단지까지 미분양이 나자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 분양시장의 시계가 극히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까지 3순위 청약 접수를 끝낸 우남퍼스트빌은 전체 1202세대 중 특별공급물량을 제외한 1193세대를 공급한 결과 780건의 청약접수 만을 얻어 평균 0.6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평균경쟁률로만 따지면 평년작은 된다. 하지만 주택형별로 봤을 때 '미분양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 7개 주택형 중 청약을 마친 주택형은 129.22㎡형과 128.99 두 개 형에 불과하며, 나머지 다섯개 주택형이 모두 미달됐다.

미달된 주택형 중 157.17㎡형만 0.75대1의 경쟁률로 평균 경쟁률 넘었을 뿐 나머지 145.29㎡형과 142.81㎡형 두 개 주택형은 0.4대1 가량의 경쟁률만 보였고, 최대평형인 250.59㎡형은 아예 한 명의 청약자도 나오지 않았다.

물론 이 같은 청약실적은 '청약률 0'가 잇따라 터지고 있는 타지역에 비하면 상당히 준수한 편이다. 하지만 우남퍼스트빌은 입지나 브랜드 면에서 나름대로 탄탄한 인기요소를 갖고 있어 이 같은 청약 저조는 예상 밖이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주택 전문업체인 우남건설은 중견업체지만 그간 아파트 브랜드 '퍼스트빌'을 탄탄히 관리하는 등 주택시장에서는 나름대로 위상을 갖고 있는 업체다.

우남퍼스트빌이 분양한 김포한강신도시도 규모는 다소 작은 택지지구로 분류되지만 입지면에서 볼 때 향후 개발될 인천 검단신도시에 비해서도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는 곳이다.

여기에 우남퍼스트빌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라 분양가도 3.3㎡당 1060만원 선으로 최근 이 일대에 분양된 물량의 분양가가 3.3㎡당 1300만원까지 이르고 있음 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도 충분히 갖춘 단지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더욱이 김포한강 우남퍼스트빌은 당초 7월 중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업체 측이 분양을 연기해 8.21대책에 따른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도 3년으로 줄어드는 등 강점을 충분히 갖고 있다.

우남 퍼스트빌의 청약 저조에 대해 업체 측은 분양 직전 경기도 교육청의 분양 금지 가처분 신청 요구 수도권 3년보유2년거주로 양도세 비과세 기간 강화 등 시장 내외부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그와 같은 점만으론 청약 실패란 결과가 너무 크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입지나 물량,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단지의 분양 참패는 8.21대책 효과가 단기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반증이란 게 이들의 이야기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 특히 주택 전문 중견건설업체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 실시될 경기 광교신도시나 서울 위례신도시 등 1등급 주거지역을 제외한 어떤 분양시장도 맘을 놓을 수 없을 처지에 빠졌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벌그룹 계열사로 '덩치'를 내세워 재개발, 재건축 도급사업을 싹쓸이하는 7~8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브랜드 파워 면에서 서로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우남퍼스트빌의 분양실패는 주택업계의 파장이 클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젠 뭘 분양해도 안된다는 생각이 금융권에 전파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워진 부동산PF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수요자들의 반응도 체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의견도 나오고있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센터장은 "김포한강신도시는 다른 규제완화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청약에 실패한 것은 주목해야할 부분"이라며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력자체가 크게 위축됐다고 밖에 풀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우남건설 측은 김포한강신도시 물량이 남은 무순위 청약에서 어렵지 않게 청약자들을 모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청약3순위 미달이라는 상징적인 효과가 너무 크고, 또 청약3순위 접수에서 미달된 물량이 무순위 분양에서 간단하게 분양을 마친 적이 없는 만큼 김포한강신도시의 청약저조는 적지 않은 파장을 남길 것으로 예측된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올초만 해도 김포한강신도시 우남퍼스트빌 정도되는 물량은 쉽게 순위 내 청약을 마쳤다"면서 "결국 이러한 분양 저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어 건설업계의 동요는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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