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춘 전 행장,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내정

입력 2008-06-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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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의 새 이사장으로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이 내정됨에 따라 박해춘 내정자의 이력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공석이던 연금공단 이사장에 박해춘 전 행장을 단독후보로 압축,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민간 전문가가 연금공단의 수장으로 오는 것은 1988년 공단 출범 이후 처음이다. 그간 공단 이사장은 국무조정실, 복지부, 재정경제부 출신 등 관료들이 독점해 왔다.

복지부는 박 전 행장이 연금공단을 서비스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할 적임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박 전 행장은 서울보증보험과 LG카드 사장, 우리은행장 등을 지내며 구조조정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 왔다.

박 내정자가 구조조정의 귀재, 기업회생 전문가로 이미지를 굳힌 것은 서울보증보험 사장 재직 시절부터이다. 1998년 서울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부실로 서울보증보험으로 통합되면서 예상을 깨고 당시 삼성화재 상무였던 박해춘 사장이 선임됐다.

박해춘 내정자는 서울보증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자산관리공사의 공적자금 1조6000억원 전액을 상환하는데 성공했고, 삼성생명 주식 해외매각을 주도했으며 삼성캐피탈, GE와 함께 신용정보회사를 설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해춘 내정자는 서울보증보험을 빠르게 정상화 시켜 이제는 손보사들 중에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몇 안되는 회사로 만들어 놨다. 그러나 박해춘 사장의 진가는 2003년 다시금 주목받게 된다.

2003년 말 국내 금융업계는 LG카드 사태로 IMF이후 제 2의 금융위기를 맞게 된다. 방만한 경영과 대출, 연체율 증가로 LG카드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채권단과 LG그룹은 LG카드 유동성 지원 협상을 둘러싸고 대치하고 있었으며 금융당국은 부도에 대비해 회사정리절차로 들어갔을 경우 은행 손실규모와 연말까지 쌓아야 할 충당금 적립규모, 채권회수율을 산정하는 등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당시 서울보증보험 사장을 맡고 있었던 박 사장은 LG카드 사태가 터질 때만 해도 박해춘 사장이 LG카드로 갈것이라고 점친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이헌재 부총리가 복귀하면서 LG카드 문제의 구원 투수로 박해춘 사장을 낙점하기에 이른다.

박해춘 내정자는 LG카드 사장 부임후 비효율적인 곳은 축소했으며 강화할 곳은 확대하는 것으로 본사 관리조직을 대폭 줄이고, 강화가 필요한 채권회수와 영업조직은 확대 신설해 본사 인력을 현장에 전진 배치했다. 아울러 채권 부문에는 외부 인력을 스카우트하여 전문성을 높혔다.

불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줄이면서, 카드업의 핵인 신용관리, IT시스템 부문에는 오히려 투자를 강화해 추가적인 손실 발생 요인을 차단하는 등 자산건전성 회복에 주력 LG카드를 또다시 정상화 시켰다.

이후 박해춘 내정자는 지난 2007년 급작스레 우리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겨 또다시 세상을 놀라게했다.

사실 박해춘 내정자와 우리은행은 더 빨리 인연을 맺을 수도 있었다. 박 내정자는 알려진 대로 이헌재 전 부총리와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른바 이헌재 사단의 일원이다.

보증보험 사장 재직 당시 박해춘 자신은 물론 주변에서 조차 박해춘 내정자가 LG카드 사장으로 선임 될 줄은 아무도 상상치 못할 정도의 깜짝 카드였다. 그가 서울보증보험을 성공적으로 회생시켰기 때문에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은행장으로의 변신이 점쳐 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LG카드의 사장으로 내정됐지만 박사장은 내심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의 부임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헌재 부총리 취임 후 우리금융지주에는 황영기 회장이 내정돼 박해춘 사장과의 운명이 엇갈렸다. 이 부총리가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황영기 사장을, LG카드 사장에 박해춘 사장을 지명했기 때문이다.

박해춘 내정자는 서울보증보험과 LG카드 사장을 거치면서 자신의 역량을 100% 이상 보여 줬다. LG카드, 보증보험에서의 시간이 너무나 힘들었다고 회고 했을 만큼 그는 자신의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금융업계의 큰 축을 이루는 두 회사를 살려냈다.

박해춘 내정자는 이제 또 다른 선택의 길을 가게 됐다. 금융권 구조조정의 달잉라는 명성을 뒤로 하고 공기업 이사장으로의 변신을 준비중이다. 금융권에서 보여줬던 박해춘이라는 이름석자가 공기업에서도 그역량을 발휘할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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