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베트남, 천재일우의 투자기회는 오는가?

입력 2008-05-28 13:42 수정 2008-05-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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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견상 위기조짐...하반기중 주식시장 등 안정 가능성

[편집자 주]...베트남이 시끄럽다.짧은 기간동안 두배 가량 뛴 쌀값,집값을 포함해 생필품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10월 1100포인트까지 뜀박질했던 베트남 비나지수는 불과 8개월여 만에 반토막도 더나 420선까지 내려 앉았다. 1평에 1억여원을 홋가하던 부동산값도 최근 '거품론'이 제기되며 평균 30%이상 떨어졌다는 보도까지 줄잇고 있다. 여기에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폭이 올 4월말현재 벌써 11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한해동안 입었던 적자폭(120억달러)에 턱밑까지 차오른 수치로 올 연말까지는 180억달러까지 급증할 수 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또 국내에서 출시된 베트남 투자펀드들도 이같은 경제상황에 직격탄을 맞아 -30%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

본지는 이에 현재 우리투자증권 베트남 현지 사무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임송학소장(사진)의 기고문을 통해 베트남의 경제상황을 긴급 진단해 보고, 탈출구와 투자해법은 과연 무엇인지를 모색해 본다.

베트남 투자, 위기는 기회다.

단순한 것이 영향력이 크다? 다이와증권의 1쪽 보고서가 나온 후 여기저기서 베트남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큰 손실을 걱정하는 베트남투자펀드 가입자도 있고 기회를 모색하는 사람도 있는 듯하다.

베트남은 위기인가? 외견상 분명히 그렇다. 25.2%의 물가상승률, 5개월간 144억 달러대의 무역수지 적자, 최고치 대비 64% 폭락한 주가(1170→420), 3개월만에 30% 급락한 부동산가격, 암달러시장에서 불과 2-3일 만의 환율급등(달러당 16200동→17,500동) 등 온통 위기조짐뿐이다.

경제위기인 것은 분명한데 국가의 항복선언인 모라토리움(Moratorium, 대외채무 지불유예)까지 갈 것인가? 이를 가늠해보기 위해서 이 혼란의 원인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베트남의 혼란은 왜 발생했나?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베트남 정책당국은 연 50%에 달하는 신용팽창을 수수방관해 자산버블을 초래했다. 온 나라가 부동산 투기장으로 변모해 자고 일어나면 부동산가격이 10-20% 상승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부동산가격 급등에 따른 서민들의 불만이 노골화되자 금융 정책당국이 갑자기 천사에서 괴물로 표변했다. 당국이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4%에서 11%까지 거의 3배로 인상하고, 1조 2천억 원어치 통화채를 일시에 배정하는 한편 외화대출 전면금지에 기준금리를 대폭인상(8.75%→12%) 등 급진적인 긴축금융정책을 급작스럽게 취한 것이다.

이렇듯 당국이 타이밍을 늦게 벼락 같은 정책들을 펼치면서 경제주체들이 일종의 심리적 공황상태에 직면하고 있고 이것이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과잉유동성에 대한 당국의 어설픈 ‘냉탕•온탕’정책이 현재의 신용위기를 초래한 셈이다. 지난 3월에는 베트남 통화가 부족해 콜금리가 43%까지 일시적으로 치솟는 가운데 달러화 수취를 거부하는 등 황당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베트남에 IMF사태가 올 것인가?

초긴축조치가 시행되면서 신용경색이 극심한 상황이다. 대출금리가 28.8%까지 치솟고 건설프로젝트 중단과 투자계획 연기가 속출하고 있다. 소형은행들은 지급능력이 부족해 중앙은행 지원을 받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도산위기에 처해 있다. 은행이 돈을 빌리러 다는 판국이다. 이미 한국의 IMF 당시 상황과 상당히 흡사하다. 단기적으로 외환이 부족해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도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외채가 작고 자본이동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에 의한 단기적인 자금유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처럼 대출자금을 환수해야 할 정도로 일본계 은행들의 자금사정이 나쁜 것도 아니다.

다만 문제는 무역수지다. 5개월간 지난해 연간 전체의 무역수지적자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무역수지적자가 지금처럼 최악의 상태를 유지한다면 베트남경제의 파탄이 불가피하다. 그런 의미에서 무역수지적자가 구조적인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것으로 개선이 가능한지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의 대규모 무역수지적자는 경기과열 요인이 주요한 원인이지만 올해 말 정유시설 가동에 대비한 원유비축 및 국내 쌀가격급등에 따른 쌀수출제한 등 수출제한 조치에다 관세인상을 예상해 자동차수입을 미리 당기다 보니 자동차수입이 급증한 여파 등도 작용했다. 여기서도 베트남당국의 근시안적인 조치들이 정책실패를 초래한 셈이다.

이러한 정책실패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성장을 희생하고 펼치고 있는 강력한 금융긴축정책의 방향은 올바르며 하반기 무역수지를 개선시킬 것으로 본다. 그 동안의 무분별한 투자계획이 중단되고 자산버블에 따른 과소비도 진정되면서 수입이 대폭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인상으로 중고차 수입은 이미 사실상 중단됐고 6월이후 쌀수출이 재개된다. 이는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다. 또 환율이 급등한 것도 하반기 무역수지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자원부국인 베트남 경제는 모라토리움까지 가지는 않고 위기 후 하반기중 회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 경제는 이미 위기가 진행중이다. 주가는 이미 64%나 폭락했다. 우리는 아시아의 외환위기를 통해 큰 기회를 목격한 바 있다. 베트남의 중장기 성장성을 믿고 투자를 준비할 시점이다. 천재일우의 베트남 투자기회가 서서히 다가 오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호치민 사무소장 임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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