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업 신뢰 추락 어디까지…반도체 부품도 데이터 조작

입력 2018-10-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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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자제품 공급망에 영향 가능성…히타치카세이, 화학 소재 검사 데이터 조작·6월에도 산업용 전지 검사서 날조 사실 발각

세계 제일의 품질과 신뢰를 자부하던 일본 제조업의 명성이 추락하고 있다. 철강과 자동차에 이어 반도체 관련 업계에서도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잇따라 들통났다.

2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그룹 산하 화학 제조사인 히타치카세이가 반도체에 사용하는 화학 소재 검사에서 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된 화학 소재는 반도체의 집적회로(IC) 칩을 덮는 봉지재((封止材)다. 빛과 열, 물리적인 충격으로부터 IC칩 소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 컴퓨터, 가전제품, 자동차 제조 등에 널리 쓰인다.

히타치카세이는 고객사와 애초 맺은 계약과는 다른 방법으로 봉지재에 대한 검사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부적절한 봉지재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반도체 수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조작 사실을 통지받은 한 반도체 업체 측은 “데이터 조작의 범위를 파악할 수 없다”면서 “공장 생산 정지나 제품 회수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히타치카세이는 앞서 6월에도 비상용 전원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전지의 검사서를 날조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7월부터 특별 조사위원회가 꾸려져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

봉지재 시험 조작도 특조위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악했다. 히타치측은 “특조위 조사가 종료하지 않았기 때문에 코멘트 할 수 없다”고 전했다.

2012년 봉지재 사업을 시작한 히타치카세이는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검사 비리가 반도체 품질 문제로 확산하게 될 경우, 전 세계 전자제품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본 제조업계의 제품 검사 데이터 조작 사례가 잇따르면서 세계적으로 높았던 일본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크다.

고베제강소, 미쓰비시머티리얼, 도레이 등 제조사들의 제품 검사 데이터 조작이 드러났고, 닛산자동차는 무자격자가 차량 검사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에는 건물용 면진·제진 장치인 ‘오일 댐퍼’의 제조사들이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검사 데이터를 조작했다가 들통나기도 했다. 이달 ‘KYB’와 이 회사의 자회사 ‘KSM’, 가와킨홀딩스 등이 만든 오일 댐퍼의 검사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국토교통성이 면진·제진 장치 제조사 88곳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검사 데이터가 조작된 오일 댐퍼 제품은 도쿄도 청사, 도쿄 스카이트리 등 주요 건물과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경기장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 아리아케마리나 등에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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