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중 금융 부문에서 최근 일련의 동향이 한화에게 호기가 한꺼번에 찾아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외부적으로는 새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를 표명함과 함께 내년부터는 증권업, 선물업, 자산운용업 등 자본시장 관련 금융업을 한꺼번에 다룰 수 있는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시행된다.
내부적으로 한화는 CJ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CJ투자증권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5년간 셋방살이를 해오던 그룹 계열사인 한화증권도 사옥을 되찾는다.
여기에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에 대해 적대적 M&A를 선언한 가운데 한화가 제일화재의 백기사로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이럴경우 대한생명을 중심으로 한 한화 금융계열사로 편입돼, 한화손해보험과 제일화재간 합병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화가 대한생명 인수 이후 숨 돌리기를 마치고 금융부문에 찾아온 호기에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증권분야에 찾아오는 움직임
CJ그룹은 CJ㈜를 중심으로 지주회사제로 전환됨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 CJ투자증권과 CJ자산운용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비금융 지주사는 증권사 같은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으므로 그룹 지주사인 CJ㈜는 2009년 말까지 보유 중인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화 안팎으로 그룹의 인수 대상 기업 리스트가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에는 CJ투자증권도 포함돼 있다. 한화는 17일 인수추진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은 검토하고 있으나 다른 기업들에 대한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것이 한화의 공식입장이지만 그룹 내부로부터는 CJ투자증권에 대한 인수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로 전해진다. 김승연 한화 회장이 글로벌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역량이 있는 신규사업 및 M&A를 추진할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련의 재벌그룹들의 증권업 진출에 대해 출혈경쟁 야기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의 경우 한화증권에 이어 CJ투자증권을 인수하게 된다면 증권사의 대형화라는 바람직한 방향에도 맞아 떨어질 수 있다.
문제는 매각가다. CJ가 책정한 CJ투자증권·자산운용 매각가격이 1조 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규모에선 차이가 있지만 현대차그룹이 지난 2월 2089억원에 신흥증권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현대차IB증권을 탄생시킨 점을 보면 가격이 비싸다는 평이 우세하다.
한화증권은 코크랩 3호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에 2003년에 팔았던 사옥을 다시 사들인다. 이는 한화그룹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내다팔았던 건물을 다시 사 모으는 ‘제자리 찾기’ 로 풀이된다. 한화증권 컨소시엄은 3201억원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본사빌딩을 되찾는다는 구상이다. 한화증권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투자자를 23일까지 확정해 사옥 되찾기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 남매간 빅딜 관심
한화 금융부분에서 관심을 끄는 부분은 총수 남매의 빅딜여부다.
메리츠화재는 제일화재에 대해 인수를 선언하며 상황에 따라 적대적 M&A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일화재 측은 "매각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히 나서고 있다. 앞으로 양 사간 지분경쟁이 본격화될 수 경우 이번 M&A 공방의 열쇠는 한화그룹이 쥐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화그룹과 제일화재의 관계를 살펴보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친누나가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씨다. 1990년대 초 분리 이전까지 제일화재 역시 한화그룹 계열사였다. 이후에도 제일화재 위기 때마다 한화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IMF당시 한화그룹이 제일화재에 자금유통을 해줬는가 하면 한화의 기존 손해보험 물건을 제일화재가 그대로 계약할 수 있도록 남겨두기도 했다. 이런 점을 미뤄볼 때 한화그룹이 이번 메리츠화재의 적대적 M&A의 백기사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그룹은 제일화재 측의 도움 요청이 올 경우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호사가들로부터는 그간 끊임없이 한화손해보험과 제일화재간의 합병설이 얘기돼 왔다. 특히 이번에 김승연 회장이 김영혜 최대주주의 백기사로 나선다면 남매간 빅딜이 현실화 될 수도 있지 않냐는 예측이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한화그룹 내부에서는 제일화재의 지원 요청시 도움은 줄 수 있지만 한화손보와 제일화재의 합병설은 근거 없는 추측일 뿐 이라고 못을 박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