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내홍(內訌)

입력 2018-05-23 15:58 수정 2018-05-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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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검찰 전문자문단은 검찰 내부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문무일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에는 힘이 실리게 되었고, 국회 법사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에겐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 검찰이 내홍을 겪고 있다는 우려도 사라질 전망이다.

내홍은 ‘內訌’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안(inside) 내’, ‘어지러울 홍’이라고 훈독한다. 국어사전은 내홍을 “집단이나 조직의 내부에서 자기들끼리 일으킨 분쟁”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訌’은 ‘言(말쓴 언)’과 ‘工(공교할 공, 장인 공)’이 합쳐져 이루어진 형성자(形聲字)이다.

그런데 형성자의 표음부분도 소리만 표시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 뜻을 겸하고 있다. 따라서 ‘訌’은 ‘工’에서 음을 따와 ‘홍’으로 읽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工’이 가진 ‘공교하다(skillful)’는 의미도 취하여 ‘말(言)’이 ‘공교(工)’함을 뜻하는 글자이다.

말이 공교하면 어지럽다. 공교하게 꾸미는 말은 대부분 거짓말이고, 거짓말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에 어지러운 것이다. 모든 싸움은 말로 시작한다. 특히 내홍은 대부분 말싸움이다. 처음엔 몇 사람이 서로 비난하고 공격하다가 차츰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려서 다툼이 치열하게 된다. 어떤 계기가 마련되어 잘잘못이 가려지고 잘못한 사람이 잘못을 인정하면 내홍은 가라앉지만 그렇지 못하면 결국은 분열로 치닫게 된다. 누군가의 거짓말이나 부당한 말로 시작한 내홍이 분열이라는 비극을 낳을 수 있는 것이다.

남북한의 평화와 번영을 지향하는 남북대화를 두고 남한 내부에서 이른바 ‘남남갈등’이라고 하는 내홍이 일어서는 안 된다. 보편타당한 국민들의 정서와 판단과는 영 딴판으로 홀로 억지를 쓰며 증거도 없이 막말을 해대는 것도 일종의 거짓이다. 내홍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투표로 보여주는 국민들의 바른 판단만이 그런 무모한 내홍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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