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아랍의 봄’ 7년…카이로, 민주화 혁명 광장서 지금은 경제 혁신 메카로

입력 2018-01-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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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수도 카이로가 현지 스타트업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화 혁명의 중심지가 경제 혁명 중심지로 변하는 모습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현지시간) 소개했다.

2010년 말 튀지니에서 시작해 아랍과 중동, 북아프리카로 퍼진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은 이집트를 바꾸었다. 30년 동안 이집트를 지배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코사리 혁명’으로 몰아내고 정권 교체를 이루었다.

실업에 허덕이는 청년 세대의 불만은 30년 독재를 이어온 무바라크 정권 타도의 원동력이었다. 이집트의 공식적인 실업률은 약 12%지만 부모의 연줄이 취업에 필수적인 분위기 탓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가 많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지속된 경기 침체 탓에 청년 고용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집트 경제 분위기를 스타트업이 바꾸고 있다. 혁명의 중심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근처의 아메리칸대학 그릭캠퍼스가 스타트업 붐을 이끈다. ‘타흐리르 앨리’로 불리는 캠퍼스 곳곳에서 젊은이들이 노트북을 펼치고 대화를 나누며 정보를 교환한다. 타흐리르 앨리에는 IT기업을 중심으로 100여 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했으며 1000명 이상이 일하고 있다. 사업 자문과 투자자 면담 같은 창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집트 스타트업 교류·전시회 ‘라이즈업 서밋’이 열렸다.

라이즈업 서밋에 참가한 약사 출신 칼리드 사아이는 신문에 “대형 병원은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지만 재미가 없다”면서 “기업을 운영하는 게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에 있는 IT 기술자와 이를 필요로 하는 곳을 연결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모하메드 압둘 아지즈는 “쌀 품종 개량을 진행 중인데 이번 행사를 통해 인맥이 넓어져 창업에 대한 용기가 생겼다”고 밝혔다.

타흐리르 앨리를 제안한 주역은 베테랑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아흐마드 엘알리 사와리벤처 창업자다. 그는 40년 가까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하이테크 기업과 벤처캐피털에서 활약하다 10여 년 전 활동 무대를 이집트로 옮겼다. 2013년 아메리칸대학 그릭캠퍼스에 투자해 IT 중심지로 만들었다. 인큐베이션센터 입주자에게 자문을 해주고 투자자 연결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이집트에는 유능한 기업가가 많지만 창업 지원이 약해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환경을 갖추면 창업이 늘고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엘알피는 이집트에서 50여 개의 스타트업을 지원해오면서 ‘대부’라는 별명을 얻었다. 타흐리르 앨리에서는 2015년 1억 달러(약 1071억7000만 원)에 지분을 매각한 전자결제 기업 파우리가 탄생했다.

2014년 6월 취임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도 스타트업 지원 시설을 만들고 창업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사회에서 이집트 경제에 대한 시각은 부정적이다. 세계은행이 평가한 기업환경 순위에서 이집트는 190개국 중 120위 대에 머물고 있다. 이집트 내 엔젤 투자자가 적고 창업 초기 단계에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금융서비스 기업을 창업한 아마드 와디는 “규제가 복잡해 창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움이 있어 오히려 재미있다”며 이집트인의 낙천적인 성격을 드러냈다.

이집트는 지금도 정치적 혼란과 함께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300명 이상이 사망한 테러로 관광업도 타격을 입었다. 최근에도 크고 작은 테러가 잇따르고 있으며 정부는 테러 위험에 대비해 국가 비상사태를 발동한 상태이다. 엘시시 대통령은 국방장관 출신으로 군 관련 기업이 경제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타트업이 이집트 경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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