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2018년 세계 경기는 어떤 모습일까?

입력 2017-12-21 11:03 수정 2017-12-2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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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예측한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보면 대체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소폭 둔화하는 반면, 이머징 마켓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기 전망이 예상대로 유지될 것인지를 좌우하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통화정책의 강도라고 판단된다.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항상 경기의 둔화 요인이었다. 1980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 국면에서 미국 경기가 둔화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올해 이미 금리를 세 차례 인상했고, 내년에도 올해만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것이 내년 하반기 미국 경기가 소폭 둔화할 것으로 보는 주된 요인이다.

문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전 세계 국가들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으로 지난달 금리 인상을 단행했는데, 내년에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린다면 더 여러 국가가 긴축정책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최근까지 집계된 아시아와 남미 이머징 마켓 국가들의 금리 인상 일정을 종합해 보면, 내년 상반기에 아시아 일부 국가가 금리 인상을 시작하고, 내년 3분기에는 거의 대부분 국가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내년 하반기는 전 세계적인 긴축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경기의 탄력성이 둔화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전 세계적인 긴축을 가져올 만큼 미국이 내년에 강하게 금리를 인상할 상황이 될까? 이는 당연히 물가에 달렸는데, 미국 물가는 내년 봄부터 서서히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판단에는 몇 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 모든 나라의 물가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유가인데, 유가의 전년 동월비 상승률이 내년 2분기에 오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은 최근 달러 약세 탓에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 역시 내년 봄에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둘째, 미국 제조업과 서비스업 양쪽에서 기업들의 지불가격 지수가 최근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지불가격이 상승하면 2~3개월 후에 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셋째, 미국의 고용 상황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 상황보다 임금 상승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고용 개선은 앞으로 근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넷째, 미국의 물가가 올해 안정세를 보였던 것은 자동차와 의료, 통신비 물가 등이 안정되어 있었기 때문인데, 이러한 물가지표들이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섯째, 미국의 감세가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레이건 대통령 집권 당시 미국의 감세가 단행된 적이 있었는데, 이 시기에 임금과 물가가 상승해 긴축이 단행된 사례가 있다. 즉, 미국의 감세는 경기 측면에서 호재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긴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이런 요인들을 종합해 보면 미국의 물가는 빠른 속도는 아니더라도 내년 봄 이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이는 미국이 내년 2분기 이후 또다시 금리를 올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도 이를 대비해 최근 높은 기업 부채비율을 조절하고자 하는 소위 ‘디레버리징’ 정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는 중국 경제의 건전화 차원에서 본다면 매우 적절한 정책이지만 경기 둔화를 감수해야만 하는 정책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결론적으로 내년 세계 경기는 전반적으로 양호할 것이다. 그러나 이 양호한 상황이 미국의 금리 인상을 유발하고, 유럽의 양적완화를 중단시키고, 이머징 마켓의 동반 금리 인상을 가져오게 함으로써 하반기부터 세계 경기의 탄력성을 잃게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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