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석한다더니 갑자기 법정나온 '럭비공' 정유라

입력 2017-07-13 08:38 수정 2017-07-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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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삼성 말 내 것처럼 타면 된다 했다"… 삼성 측 당혹

(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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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겠다던 정유라(21) 씨가 12일 돌연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씨는 "엄마가 삼성 말을 내 것처럼 타면 된다고 했다"고 털어놓는 등 삼성에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정 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39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해 재판이 공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것이다.

정 씨는 이날 증인신문에서 "제가 엄마에게 말 '살시도'를 구입하자 했을 때 엄마가 저한테 그럴 필요 없이 계속 타도 된다고 했기 때문에 내 말이구나 정도는 생각했다"고 특검에서 진술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당시 정 씨는 살시도가 삼성 말이라는 사실을 알고 다른 선수에게 말이 넘어갈까봐 아예 구입하자고 한 것이었다.

정 씨는 "살시도가 삼성에서 지원받은 말인 줄 몰랐다가 지난해 7월 '비타나V'와 '라우싱'을 살 무렵에 비로소 알게 됐다"고도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 소유 말이었다면 삼성 관계자가 마장에 와서 '살시도'의 상태나 건강을 점검했을 것이라고 보고 그런 사실이 있는지 물었지만, 정 씨는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정 씨 진술에 따르면 정 씨는 말 '비타나V'와 '살시도'를 '블라디미르'랑 '스타샤'로 바꾸기 하루 전 최순실(61) 씨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무 등과 만났다는 이야기를 현지 승마코치인 크리스티안 캄플라데로부터 전해들었다. 이른 바 '말세탁'이 이뤄지기 전 3명이 공모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다. 특검은 최 씨 모녀 지원 사실이 드러날까봐 삼성에서 캄플라데를 통해 말세탁을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정 씨는 이날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승마코치이자 말 중개상인 안드레아스 헬그스그란트 직원으로부터 "안드레아스가 써니 황(황 전무)에게 '최 씨가 구속되고 정 씨도 끝났다. (정 씨를) 내보내라고 했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도 했다. 수사가 시작되자 삼성 측에서 정 씨를 더 이상 마장에서 훈련하지 못하게 하는 등 단속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정 씨의 행보에 삼성 측 변호인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 측은 반대신문에서 "출석을 잘못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이 나쁘고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변호인이 불출석 사유를 제출했는데도 불구하고 법정에 출석해 특검 질문에 모두 대답한 이유가 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정 씨는 "여러 만류 있었던 게 사실이고 마음이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검사님이 (저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판사님이 받아들이셨고 그래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영장을 3차 청구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있냐'는 말에 "없다"고 답했다.

정 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장외변론을 이어갔다. 이 변호사는 "정 씨가 출석 여부를 변호인과도 상의하지 않았다. 정 씨로부터 이날 아침에야 (출석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특검의 출석 강요 내지는 회유가 있었다"고 언론에 알렸다. 이에 대해 특검은 "정 씨 본인 판단으로 출석한 것이고, 불법적인 출석 강요는 없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오는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 증인신문을 앞두고 있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은 끝을 향하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달 2일 변론 종결 계획을 밝혔다. 별다른 사정이 없으면 이 부회장의 구속기간이 만기되는 8월 27일 전에는 1심 선고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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