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증자 난항...태광그룹은 외면

입력 2017-06-08 09:17 수정 2017-06-0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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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비율 150% 밑인데..내부 거래에만 금융계열사 활용

건전성 지표 악화로 일부 방카슈랑스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된 흥국생명이 재무개선을 위한 증자를 추진 중이지만,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급여력비율(RBC) 개선을 위해 상품 포트폴리오 변경, 채권 매각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흥국생명의 올해 1분기 RBC비율은 148.5%로 2014년(218.3%)보다 7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2014년 783억 원에서 지난해 354억 원으로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RBC비율은 150%다. 흥국생명의 RBC비율이 이 수치를 밑돌자 국민·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흥국생명의 일부 방카슈랑스 상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실적악화와 영업타격 '이중고'를 겪는 흥국생명이 지금까지 자본확충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흥국생명은 당초 올해 1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0.50~0.75%→0.75~1.00%) 인상하면서 이 계획은 틀어졌다.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기로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려 후순위채 발행을 보류한 것이다. 이에 흥국생명은 3월 1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지 하루만에 후순위채발행 신고를 철회했다.

이후 흥국생명은 규모를 줄여 신종자본증권 350억 원, 후순위채권 150억 원을 각각 발행했다. 이로 인해 4월 말 결산치로 RBC비율도 150%를 겨우 웃돌았다.

RBC비율을 지금보다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추가 자본이 더 필요하다. 방법의 일환으로 대주주의 유상증자가 거론되고 있지만 모기업인 태광 측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흥국생명의 대주주는 3월 말 기준으로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56.30%를 소유하고 있다. 이밖에 친인척 관계인 이원준씨(14.65%), 이동준·태준씨(각각 3.68%). 계열사 대한화섬(10.43%) 등이 주주에 명시돼 있다.

태광그룹은 계열사 간 부당 거래로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 등이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던 기업이다. 작년엔 흥국생명·화재를 포함한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IT 계열사 티시스의 계열사를 통해 김치를 시장가보다 웃돈 금액에 구매하고 직원들에게 성과급 대신 제공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티시스는 지난해 흥국생명을 상대로 66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즉, 내부거래에서 계열사 자금을 활용했던 모그룹이 정작 계열사가 위기일 때는 지원하지 않는 형국인 셈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는 하고 있겠지만 확정적으로 증자를 한다거나 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런 태광과 흥국생명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그룹과 금융계열사간 연결 위험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통합감독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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