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中수출 앞장선 중소 협력사 계약 변경 논란

입력 2017-03-15 10:23 수정 2017-03-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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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루이관과 작년에 연장 재계약한 후 거래변경 요구…오비측 “과도한 보상 요구…문제 없어”

오비맥주가 중국시장 진입 초기 중소 협력사를 이용하고서 시장에서 자리를 잡자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돌연 계약을 변경해 구설에 올랐다. 해당 중소 협력사인 한국루이관은 오비맥주가 모회사의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자 일방적으로 계약을 축소 변경했다며 관계 당국에 부당함을 신고했다.

15일 한국루이관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2015년 한국루이관과 ‘카스’ 브랜드를 중국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해 4월 양 사는 계약을 2019년 3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그러나 오비맥주는 계약서상 명기된 ‘해지하고자 하는 날로부터 3개월 전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해지를 통보해 계약을 중지할 수 있다’라는 문구에 근거해 지난해 말 한국루이관에 일부 거래 중단을 요청했다.

한국루이관은 2015년 설립된 회사로 카스 브랜드 맥주만 전량 사들여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무역업체다. 김치웅 한국루이관 이사는 “장기 계약 연장으로 시장 보호를 확인받았기에 적극적으로 수출 업무에 노력했다”며 “오비맥주와의 거래가 유일한 수입원이었는데 일방적인 계약 변경으로 당장 회사가 문을 닫을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소위 총알받이 형태로 소규모 수출입 업체를 앞세워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사업 진행을 결정하는 것은 전형적인 대기업의 갑질”이라고 비난했다.

오비맥주가 한국루이관에 내린 목표 수출량은 2015년 35만 상자(한 상자는 500㎖ 맥주 20병), 2016년 50만 상자다. 오비맥주가 한국루이관과 계약 이전인 2014년 중국 수출량은 15만 상자다. 한국루이관은 오비맥주가 제시한 목표수출량을 달성했음에도 2019년 3월 말까지 연장계약 사항을 돌연 해지하고 부당한 계약변경을 한 것에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이사는 “오비맥주가 중국 카스 브랜드 사업 시작 당시 ‘1사 1국가 원칙’ 등을 들며 중국 전역에 맥주를 수출하도록 해주겠다고 했다”면서 “중국 시장에서 맥주 브랜드가 1000여 개가 넘는 상황에서도 브랜드 가치와 가격 유지를 위해 덤핑 판매하지 않고, 폐기 처분하는 등 할당량을 채웠는데, 중국 현지 카스 브랜드에 관한 정보와 유통망이 고스란히 오비맥주 모기업인 에이비인베브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루이관의 거래 지역을 중국 전역에서 선양을 포함한 동북 3성으로 대폭 축소하고 신규 거래처를 발굴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부당한 계약 변경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비맥주는 처음부터 독점 계약이 아니었으며, 병행 수입으로 바꾼 것뿐인데 한국루이관이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동북 3성 등 현재 거래처는 기존 거래로 유지하나 이외 지역의 신규 거래처는 에이비인베브가 직접 발굴한다고 밝혔다.

앞서 오비맥주는 2014년 4월 세계 맥주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에이비인베브에 피인수됐다. 그해 6월 장인수 오비맥주 전 부회장은 에이비인베브의 중국 유통망을 통해 세계 최대 맥주시장인 중국에 카스를 수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국루이관과의 계약 해지 이후 중국 사업은 에이비인베브의 자회사인 에이비아이차이나(ABI China)가 전담한다.

한국루이관 측은 “오비맥주가 에이비아이차이나와 맥주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중소 협력사의 거래지역마저 축소시키면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관련 내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현재 공정위에서 공정거래조정원에 이 사건을 이첩해 당사자 간 조정 중인 단계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는 “에이비인베브의 중국 내 유통망을 통한 수출은 협력사와 계약하기 이전부터 있었던 방침”이라며 “계약서상 3개월(90일) 전에만 계약 종료를 통지하면 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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