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써니’에서 온 여자, ‘건축학’에 운 남자

입력 2017-01-3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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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여는 여러모로 좀 다르다. 그중 대표적인 게 영화에 대한 취향이다.

80년대 하이틴 언니들에게 눈물과 추억을 선물한 영화 ‘써니’. 음악, 옷차림, 머리 스타일까지 1980년대가 스며 있다. 정서의 흐름과 우정에 여성 특유의 섬세한 다정함이 배어 있다. 드세진 아줌마들에게 소녀의 감성을 되살려 주었다는 점에서 ‘응답하라 1994’의 모태라고 확언한다.

‘국민 첫사랑’ 수지 열풍을 일으킨 ‘건축학개론’은 남심에 평지풍파 현상을 몰고 왔다. 그리운 건 첫사랑이 아니다. 이젠 사람의 마음도 알 듯하고 주머니도 제법 두둑해졌지만, 그때로 돌아갈 순 없다. 건축학개론은 돌아갈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자기 연민이다.

재미있는 건 두 작품에 대한 남녀의 함성에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물론 둘 다 빼어난 작품이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소녀적 감성은 남성다운 무뚝뚝함을 강요받던 소년들에겐 다른 동네 얘기처럼 낯설다. 마찬가지로, 말하지 못한 풋사랑에 대한 아련함, 그 마음을 영원히 낫지 않는 대상포진처럼 가슴에 품고 사는 사내의 마음이 여성에겐 의아하다.

이런 다름을 가진 이야기들은 때로는 서로를 이해하는 통로가 되어 주고, 어떤 날엔 전쟁의 도화선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내와 TV 앞에 앉을 땐 용기와 각오가 필요하다. 어떠한 어색한 장면에도 피식 웃지 않고, 100kg짜리 바벨보다 무거운 졸음이 눈꺼풀을 내리누르더라도 견뎌야 한다.

혹여 나만의 격정적 감동에 아내가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라도 결코 억울한 표정을 짓지 않아야 한다. 내 아이가 항상 아내에게 인질(?)로 잡혀 있음을 기억하자. 여성의 향수와 남성의 노스탤지어 사이엔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가 있나 보다. 아주 미묘하고 위험한 다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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