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취업포털업체 '외모 지상주의'부추기나

입력 2007-10-29 16:54 수정 2008-05-0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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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사회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이 '외모지상주의'의 만연이다.

인터넷 상에서도 '꽃미남(녀), '훈남(녀)', '완소남(녀)' 등 외모와 관련된 신조어가 생기고, 잘 생긴 사람이 그 사람이 가진 소양과 상관없이 대접을 받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외모지상주의 현상은 사회적으로 성형 열풍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로 하여금 '외모가 전부'라는 그릇된 사고를 하게끔 조장하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외모지상주의 현상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국내 굴지의 취업포털업체에서는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듯한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국내 3대 취업포털업체 중 하나인 '커리어'는 이 날 구직자들의 외모 콤플렉스 극복을 돕기 위해 '취업뷰티관'을 오픈하고, 외모에 대해 심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거나 그로 인해 취업에도 여러 번 낙방한 경험이 있는 구직자들에게 무료 성형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취업포털 업체들이 인터뷰 요령이나 효과적인 면접 코디 안내 등 취업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성형수술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같은 취업포털업체의 성형수술비용 지원에 대해 외모지상주의 현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취업이 어려워지는 현상이 장기화됨에 따라 구직자들은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취업관련 스펙이나 구직자 소양부족으로 인해 취업문을 통과하지 못해도 이를 자신의 외모가 다른 구직자들에 비해 못하기 때문에 떨어졌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커리어측은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관련 전문가들과 커리어 관계자들의 엄격한 심사에 따라 시술대상을 선정한다고 하지만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만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 시술대상자 선정의 객관성에도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대부분의 구직자들이 외모에 많은 관심을 갖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 층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반향이 긍정적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더욱이 구직자들이 외모로 인해 취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이벤트성 행사로 진행된다는 점은, 단순히 커리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마케팅 전략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구직자들이 자신의 실력과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정책과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이른바 '교과서적인 논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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