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레날린 솟구치게 하는 인피니티 FX

입력 2007-10-26 11:15 수정 2007-10-2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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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자들의 카이엔’

인피니티 FX가 처음 등장했을 때 해외 자동차 평론가들이 했던 말이다. 스포츠카같은 SUV, 카이엔과 비교되는 것은 분명 영광스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가난한 자들의…’라는 표현은 인피니티로서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문구다. FX가 어떤 차이기에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일까?

FX는 첫인상부터 여느 SUV와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떡 벌어진 펜더 아래로 20인치 사이즈 타이어가 다부진 몸매를 받쳐주며, 가늘게 뜬 헤드램프는 마치 먹이를 노리는 표범을 보는 듯하다. 윈드실드는 스포츠카처럼 뒤로 드러누웠다. 대부분의 SUV가 탁 트인 시야를 위해 높고 각진 차체를 지니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운전석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스티어링 휠과 함께 움직이는 계기판이다. 운전자는 자신의 체형에 맞게 스티어링 휠 각도를 조절하는데, 이때 계기판이 시야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FX의 시스템은 스포츠카의 설계 개념을 이어받은 것으로 이런 문제점을 단박에 해결해주는 영특한 장치다. 뒷좌석은 SUV로는 드물게 좌우를 따로 조절할 수 있다.

FX는 35와 45가 있는데, 오늘 시승하는 차는 FX45다. 최고출력 317마력으로, 280마력짜리 FX35보다 37마력이 높다. FX35에 얹은 엔진은 구형 G35에 쓰였던 것이지만 FX45의 후속 엔진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 아직 ‘싱싱’한 셈.

주행감각은 스타일만큼이나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가속 페달에 발을 얹을 때마다 배기음이 심장 박동을 자극해 습관적으로 속도를 높이게 만든다. 닛산 특유의 ‘아테사(ATTESA)'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은 도로에 밀착되어 안정감 있는 주행감각을 보여준다. 다만 타이어가 20인치에 이르다 보니 노면을 많이 타는 경향이 있다. 상태가 안 좋은 도로에서 노면을 많이 타면 위험하므로 핸들을 꼭 쥘 필요가 있다.

승차감은 통통 튀는 편이다. 섀시 감각도 워낙 단단해 웬만한 코너에서는 거의 밀리지 않는다. 다만 출렁거리는 국산차에 익숙한 사람들은 ‘승차감이 왜 이래?’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FX는 그런 단단한 맛에 타는 차다.

인피니티 FX는 SUV 중에서도 새롭고 독특한 장르를 연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 물론 국내에서도 좋은 판매실적으로 이를 보상받고 있다. 그러나 차의 완성도에 있어 아쉬운 것은 연비가 지나치게 나쁘다는 점이다. 공인연비는 7.1km/ℓ이지만 실제 체감 연비는 5km/ℓ대 수준이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운전해도 트립컴퓨터에 표시되는 연비는 6km/ℓ에 머물러 있다.

닛산은 전통적으로 연비보다는 성능에 치중해온 메이커다. 닛산차를 타는 유저들도 고성능 마니아들이 많다. 그러나 고유가 시대에 연비에도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목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있음을 닛산이 흘려들으면 안 된다. 5단에 머물고 있는 자동기어가 우선적으로 혁신대상이다.

FX45의 가격은 8천350만원. 인피니티가 노리는 경쟁자인 4.8ℓ의 카이엔S는 9천645만원이고, 3.5ℓ짜리 카이엔은 7천540만원이다. 카이엔이 예전보다 가격이 착해짐에 따라 더 이상 FX도 가난한 자들이 꿈꾸는 차라고 하기는 힘들게 됐다. 그래도 전통의 강자보다 신흥 명문 가문을 선호한다면 FX45도 나쁘지 않다. 기름값이 별로 부담이 안 된다면 말이다.

인피니티 FX45

레이아웃 ----- 앞 엔진, 네바퀴굴림/4도어, 5인승 SUV

엔진, 기어---- V8 4.5ℓ 317마력/45.8kg ․ m 자동 5단

길이×너비×높이---4820×1925×1670mm

서스펜션 앞/뒤---- 스트럿/멀티링크

타이어 앞, 뒤----- 모두 265/50R20

연비, 가격-------- 7.1km/ℓ, 8350만원

BEST-------------- 아드레날린 팍팍 솟는 질주 감각

WORST------------- 연료계를 보면 스트레스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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