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의 물꼬를 텄다고 평가하면서 주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등 주주가치 최적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최소 6개월에 걸쳐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 언급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냈다고 판단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인적분할을 진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일 발표한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계획은 그간 시장이 기대했던 바를 충족한 수준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발표는 처음”이라며 “6개월 정도 검토하겠다는 조건을 달았으나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할지 안할지 불확실성이 존재하던 상황에서 이를 줄여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 시기가 6개월 후로 유보되면서 삼성물산 등 관련 기업들은 단기적인 주가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2시 2분 기준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8.99% 급락한 12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 수혜 기대 속에 전날과 지난 25일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김 연구원은 “지금 당장 인적분할을 한다는 발표가 나오지 않으면서 실망 매물이 나왔다”면서 “주가 조정은 일시적인 선에서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론적으로 봐도 5~6개월 검토 과정을 거쳐야하는 것은 수순”이라면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시기를 내년 상반기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되면서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의 수혜를 점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던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을 통해 재평가되면서 주가가 계속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을 지배하는 통로 역할과 프리미엄 가치를 실현하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활용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