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35i, 그에게는 뭔가가 있다

입력 2007-10-01 16:15 수정 2007-10-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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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미드 사이즈 세단을 꼽으라면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 렉서스 IS250, 아우디 A4, 인피니티 G35 등이 물망에 오른다. 이 가운데 첫손에 꼽히는 차는 단연 BMW 3시리즈다. 현재 BMW 라인업의 중심이자 동급에서 가장 잘 나가가는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13만대 가량 팔리며 동급 모델들을 압도했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에도 이어져서, 2005년 새 모델(E90) 출시 이후 동급 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이런 흐름이 조금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렉서스 IS250과 인피니티 G35의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BMW 3시리즈를 미드 사이즈 세단의 최강자로 군림하게 한 것은 칼날 같은 핸들링과 폭발적인 가속력이 만들어내는 동급 최강의 주행 성능이었다. 여기에 제동을 걸고 나온 모델이 인피니티 G35다. 터보를 달지 않고 자연흡기 방식으로 315마력의 고출력을 내는 G35는 BMW를 긴장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렉서스 IS350(국내 미출시)도 306마력의 출력으로 3시리즈를 위협했다. 258마력의 330i로 만족하고 있던 BMW는 ‘한방 먹은’ 기분이었다.

절치부심한 BMW가 내놓은 화답은 올해 초 등장한 335i다. 직분사 방식에 트윈 터보를 달아 단숨에 306마력으로 출력을 올려놓은 것. 최고출력은 여전히 G35보다 밀리지만 최대토크는 40.8kg·m로 G35의 36.5kg·m를 능가했다. “이제야 BMW의 체면이 서게 됐다”는 말이 나올 만했다.

▲겉모습은 수수, 그러나 심장은?

335i의 겉모습은 아랫급 모델인 320i나 328i와 크게 다르지 않다. 18인치의 광폭 타이어, 듀얼 머플러를 달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크게 돋보이지 않는다. 8천190만원짜리 335i를 타는 오너들이 4천500만원짜리 320i와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 불만을 가질 만하다.

실내는 간결하고 합리적으로 배치됐다. 호화로움을 추구하는 렉서스와 비교되는 독일 차의 분위기가 물씬하다. 스티어링 휠은 동양인의 손가락으로 움켜잡기에는 조금 두툼한 편. 통합형 컨트롤러의 새로운 장을 연 i-드라이브는 조금만 익혀두면 다른 방식보다 쓰기 편하다.

특히 이 장비로 조작하는 내비게이션은 계기판과 같은 높이게 있어 시인성에서 앞선다(다른 모델들은 센터페시아 중앙 쪽에 위치). 3시리즈는 최근 렉서스 IS250이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단 2008년형을 선보이기 전까지 동급에서 유일하게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단 모델이었다.

무엇보다 335i의 ‘백미’는 폭발적인 가속력이다. 1300rpm부터 5000rpm까지 40.8kg·m의 토크를 고루 뽑아내는 파워가 단연 일품이다. 스티어링 휠에서 변속하는 패들 시프트는 경쟁 모델과 달리 기어 레버를 수동 모드에 놓지 않고 패들만 건드려도 변속이 이뤄진다. 또한 수동 모드에서도 일정 속도로 주행하면 자동모드로 알아서 변환된다. 참 똑똑한 변속기다.

아무리 심장이 튼튼한 마라토너라도 하체가 부실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마찬가지로 제 아무리 파워가 강력해도 서스펜션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일 터. 335i의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 방식 서스펜션은 고속에서의 빠른 움직임은 물론이고 일상적인 주행에서 편안한 승차감을 선사한다. 단단한 서스펜션을 단 대부분의 스포츠 세단이 지나치게 딱딱한 승차감을 보이는 것과 비교되는 335i만의 강점이다.

335i는 300여km를 시승하는 동안 7.3km/ℓ의 연비를 보였다. 공식 시가지 주행연비인 9.1km/ℓ의 80%가 조금 넘는 수준. 공식 연비의 75% 수준이면 양호한 편이므로 335i의 연비는 꽤 괜찮은 편인 셈이다. 그러나 1만km를 넘게 달린 탓인지 엔진음이 조금 거칠게 느껴졌다. 원래 BMW는 적절한 배기음으로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즐기게 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메이커다. 그러나 공회전 때의 엔진음이 지난번 새 차를 시승할 때보다 크게 느껴지는 점은 좀 의외였다. 내구성은 앞으로 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현재 신형 M3가 공식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335i는 3시리즈의 최강자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여느 3.0ℓ급 미드 사이즈 세단과 붙어도 결코 지지 않을 만큼 성능이 걸출하다. 다만 가격 또한 ‘걸출하다’는 게 좀 문제다. 인피니티 G35가 4천750만~4천980만원, 렉서스 IS250이 4천500만~4천650만원인 데 비해, BMW 335i는 8천190만원이다. 아랫급인 328i(231마력)를 고르더라도 6천390만~6천660만원을 줘야 한다.

이러한 가격이 합리적인가 하는 것은 철저하게 소비자들이 판단할 문제다. 속된 말로 비싸면 사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면 메이커는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BMW의 고가 전략이 통했다. 누구나 BMW를 ‘최고의 드라이빙 머신’으로 인정하지만, 가격만큼은 좀 더 착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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