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시대 개막] 거침없는 막말기행…워싱턴 정가의 이단아

입력 2016-11-10 10:57 수정 2016-11-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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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누구인가

▲뉴욕밀리터리아카데미 재학 시절인 18세의 트럼프. 출처:뉴욕밀리터리아카데미
▲뉴욕밀리터리아카데미 재학 시절인 18세의 트럼프. 출처:뉴욕밀리터리아카데미
모두의 예상을 깨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성공한 사업가였지만 정계에서는 이방인이나 다름없었다. 그저 부동산 재벌이자 유명 프로그램의 진행자란 이미지가 강했고, 정작 그의 사적인 면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그는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해온 부유한 이민자 부부 사이에서 3남 2녀 중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는 부동산 개발업체로 사업을 일으켰고 어머니는 자선사업가였다. 소년기에 트럼프는 퀸스에서 자랐다. 13살까지는 아버지가 운영위원으로 있는 포레스트힐스 지역의 일반 학교에 다녔으나 품행이 불량했다고 한다. 심지어 초등학교 2학년 때 음악 선생님을 때렸는데, 그 이유가 선생님이 음악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것. 이를 계기로 트럼프의 아버지는 그를 명문 사립고교인 뉴욕밀리터리아카데미로 강제 전학시켰다. 의외로 트럼프는 뉴욕밀리터리아카데미의 엄격한 교육 환경에 잘 적응했다. 그는 나중에 한 인터뷰에서 “이 학교는 나를 어른스럽게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자신이 갖고 있던 공격적인 성향을 건설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학교는 작년에 재정난을 이유로 개교 126년 만에 문을 닫았다.

트럼프는 1964년부터 2년간 브롱크스에 있는 포드햄대학에 다닌 후 부동산 전문학과가 있는 몇 안되는 대학인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와튼스쿨로 옮겼다. 와튼스쿨은 존 스컬리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코스메틱업체를 창업한 에스티 로더의 아들 레너드 로더, 정크 본드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이클 밀켄 등 걸출한 경영인을 배출한 미국에서 손꼽히는 비즈니스 스쿨이다.

트럼프는 “학위는 아무런 증명도 되지 않지만 일을 하는 사람 대부분은 이걸 중요시한다”고 자서전에서 언급한 바 있다. 아버지 슬하에서 부동산 관리 일을 배웠지만 정작 사회에서는 경험보다는 학위가 통용된다는 걸 일찍부터 알았기 때문에 일부러 와튼스쿨에 진학한 것이었다.

이후 그는 아버지가 경영하는 ‘엘리자베스 트럼프 앤 선’에 입사해 부동산 관리 및 투자 등을 몸소 배웠다. 그가 부동산으로 큰 성공을 거둔 건 1970년대다. 오피스빌딩 개발과 호텔, 카지노 경영 등에 나섰는데,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정권 하에서 미국 경기가 살아나자 큰 혜택을 입었다.

그의 탁월한 쇼맨십은 자선 사업가인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부동산 관리 일을 배웠는데, 임대료를 받으러 갈 때마다 세입자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하거나 오물을 뒤집어 쓰는 일이 다반사였다. 아버지를 존경했지만 그 일을 계속할 순 없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자선 사업가였던 어머니처럼 대단하게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구직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에서 “너는 해고야(You’re fired!)”라며 멘트를 날리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도 여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과거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빌 게이츠는 뛰어난 경영자이지만 브랜드 수는 부족해.” 트럼프가 운영하는 부동산과 프로젝트에 전부 ‘트럼프’란 이름이 붙은 이유다. 일각에선 졸부 근성이라며 눈살을 찌푸리지만 한때 글로벌 금융위기로 파산 위기에 처했다가 부활한 만큼 자기과시욕이 대단하다는 평가다.

이같은 의욕은 대권 도전으로도 이어졌다. 작년 7월 그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반 탈락을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경선에서 1400만에 가까운 표를 얻고 공화당 역사상 최다 득표로 2016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의 주역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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