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G37, 독일차에 도전장

입력 2007-09-20 09:46 수정 2007-09-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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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데다 성격 좋고 돈 많은 사람이면 좋겠다’

소개팅에 나가는 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소망이다. 자동차도 마찬가지. 스타일 멋지고 성능 끝내주면서 값이 비싸지 않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인피니티 G37 쿠페를 대하니 바로 그런 생각이 든다. 지난해 데뷔해 대박을 터뜨린 G35 세단의 형제차 G37은 스타일, 성능, 가격 경쟁력에서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 어느 모로 보나 G35 쿠페의 흔적은 찾기 힘들다.

그런 자신감에서인지 한국닛산은 9월 중순 강원도 문막에 있는 모터파크에서 G37 시승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구형인 G35 쿠페 대신 아우디 TT가 G37 쿠페와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왜 하필 아우디 TT일까? “G37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비교 대상에 올려놓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닛산 박준석 과장의 설명이다.

사실 G37이 노리는 타깃은 아우디 TT뿐만이 아니다. 이날 시승회에 준비된 비교 테스트 동영상에는 포르쉐 카이맨을 비롯해 BMW Z4까지 나란히 등장해서 순간 가속력과 슬라럼, 급선회 성능 등을 비교하는 모습이 소개됐다. 여기서 G37은 카이맨의 순간 가속력에만 열세를 보였을 뿐 나머지 부문에서는 모두 앞서가나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비교 모델들의 가격을 살펴보자. G37의 가격은 5천980만원. 아우디 TT 쿠페는 6천250만원이고 BMW Z4 3.0 쿠페가 7천290만원, 카이맨은 8천8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아우디 TT가 실제 테스트 대상으로 ‘낙점’된 이유는 G37과 근접한 가격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실제 주행성능은 어떨까?

먼저 G37 쿠페. 구형 G35 쿠페의 3.5ℓ 280마력 엔진이 3.7ℓ 333마력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53마력 늘어난 파워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건 9.0km/ℓ에 이르는 시가지 주행연비. 배기량이 높아졌음에도 구형 G35 쿠페(8.8km/ℓ)보다 연비가 좋아졌다. 이는 VVEL&CVTCS 흡기밸브 컨트롤 시스템을 새로 적용해 낭비되는 연료를 최소화한 덕분이다. 특히 G37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점은 화려한 사운드. 11개 스피커의 입체감 넘치는 보스 오디오가 달리는 즐거움을 한층 배가시켜줄 것이다.

아우디 TT는 배기량이 이보다 한참 작은 2.0ℓ 엔진이지만 터보로 무장해 200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연비는 유럽 기준으로 12.8km/ℓ에서 우위에 있지만 0→시속 100km 가속시간은 6.4초로 G37의 5.4초보다 1초가량 늦다. 물론 이는 데이터 상으로 그런 것이고, 실제 시내 주행에서는 TT만의 진가가 드러난다. 상대적으로 휠베이스가 짧고 운전자세가 낮아 스포츠카에 한층 더 다가선 느낌이다.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구조와 멀티링크로 바뀐 리어 서스펜션이 탄탄하고 날렵한 주행성능을 만들어낸다.

G37은 속도가 높아질수록 무섭게 질주하지만 4인승 구조에 1715kg에 이르는 무게로 민첩한 반응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G37의 가장 큰 장점은 동급 최강의 출력이고, 아직도 5단에 만족하는 자동기어는 약점으로 꼽힌다. 최고출력을 뽑아내는데 지장은 없으나 6단이나 7단으로 높였더라면 연비가 더욱 좋아졌을 것이다. 아마도 렉서스라면 그렇게 했을 것 같다. 반면 출력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TT는 6단 DSG의 빠른 변속으로 이를 만회한다. 수동 기반의 DSG는 연비 면에서 특히 돋보인다. 그러나 저속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거나 엔진 브레이크가 걸릴 때 DSG 특유의 미세한 차체 진동이 거슬리게 한다. 막히는 길을 자주 오가는 이라면 신경이 쓰일 구석이다.

배기량과 출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두 차를 비교하는 일은 매우 흥미롭지만 성격이 달라 맞수로 보는 건 무리다. 순수하게 운전을 즐기고 싶다면 아우디 TT를, 장거리 주행을 감안한다면 그랜드 투어러에 가까운 인피니티 G37이 제격이다. G37 같은 차를 원하는 아우디 팬이라면 독일에서 발표된 A5 쿠페의 수입을 기다려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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